[바둑]제52회 국수전… 이세돌 9단의 흔들기

  • 입력 2009년 4월 14일 03시 01분


목진석 9단은 백 24로 가장 얕은 삭감을 택했다. 지금 형세에선 이 정도로 충분하다는 생각에서다. 이세돌 9단도 하변을 지키는 수로는 승산이 없다는 점을 안다. 그의 특기인 흔들기가 필요한 시점. 더 늦으면 비빌 언덕이 사라진다.

흑 27이 묘한 수. 좀 깊게 들어간 듯한데 백이 당장 공격하기 쉽지 않다. 수비를 하려고 해도 뒷맛 좋게 정리하는 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목 9단은 백 128로 두텁게 뻗어둔다. 이렇게 두면 흑이 둔갑술을 펼치려고 해도 통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 물러서면 ‘흔들기의 달인’이라고 할 수 없다. 흑 131은 버티기. 참고도 흑 1은 온건하지만 백 2로 지키면 싱거운 결과. 이어 흑 135∼139의 수순으로 일단 백 중앙 일단을 끊는다.

흑 141이 놓이자 검토실에서 “과연 이세돌”이라는 감탄이 나왔다. 수가 성립하느냐를 떠나 ‘꼬투리’를 마련하는 능력이 대단하다는 뜻이다.

흑 141은 흑이 무리한 듯 보이지만 수를 읽으면 읽을수록 흑의 탄력이 만만하지 않다. 결전을 앞두고 사방이 조용해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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