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회 국수전… 백, 찰나의 빈틈을 헤집다

  • 입력 2009년 4월 9일 03시 01분


우변 백을 살리겠다고 하면 수순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변 흑 집이 굳어지고 중앙 흑이 두터워지는 게 백에게는 골칫거리다. 우변 백 수습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진석 9단의 과제.

백은 90까지 일단 밖으로 머리를 내밀어 한숨을 돌린다. 이때 흑 91이 빛을 발한다. 흑을 보강하면서 상변 백을 잡는 수와 우변 백에 대한 공격을 엿보는 수.

당장 상변 백에 가일수하는 것은 흑 ‘가’로 끊겨 주도권을 흑에게 빼앗긴다.

목 9단은 역발상으로 백 92로 강수를 들고 나온다. 상대가 강할수록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뜻. 이 9단은 잠시 숙고하다가 흑 93을 둔다. ‘빵때림’을 줄 수 없다는 뜻이지만 백의 강수에 심리적으로 위축된 수였다.

흑 93은 참고도 흑 1로 젖히는 것이 수순. 이 경우 흑 3, 11을 팻감으로 쓸 수 있어 백은 14로 굴복할 수밖에 없다. 이어 흑 19, 21로 나오는 수가 성립해 흑 29까지 흑이 성공한 모습. (7·13…○, 10…2) 참고도 흑 1을 놓쳐 흑의 공격이 반 박자 늦어지자 그 빈틈을 헤집고 들어간 백 94의 반격이 매섭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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