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카페]佛명품 에르메스 ‘멀리보는 마케팅’

  • 입력 2009년 3월 24일 03시 04분


예술프로그램 티내지않고 후원

NO 세일-냉혹한 재고관리 병행

프랑스 여배우 쥘리에트 비노슈(45)는 무대 위에서 아름다웠습니다.

19∼2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in-I(내 안에서)’라는 제목의 공연에서 그는 영국 안무가 아크람 칸과 함께 열정적인 춤을 선보였죠. 나이를 잊고 춤에 도전해 에너지를 쏟아 붓는 그의 모습에 객석은 기립 박수를 보냈습니다.

지난해 9월 영국 런던 내셔널 시어터를 시작으로 1년간 세계 투어로 진행하는 이 공연은 프랑스 명품회사인 ‘에르메스’가 후원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지난해 4월 설립한 ‘에르메스 재단’이 현대 예술 프로그램의 공동 제작을 지원한 첫 프로젝트죠.

흥미로운 점은 에르메스가 이 사실을 드러내놓고 홍보하지 않는 겁니다. 조용하게 예술을 지원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에르메스는 이번 후원에 대해 “기업 메세나 차원에서 조용히 돕는 일”이라고 밝혔지만 ‘착한 회사’ 이미지에 비노슈의 아름다움과 열정까지 후광으로 얻게 됐습니다.

에르메스코리아는 2001년부터 부산국제영화제(PIFF)의 ‘한국영화 회고전’도 후원하고 있습니다. 전형선 에르메스코리아 사장이 김동호 PIFF 집행위원장을 찾아가 “대중의 관심이 부족해 치르기 힘든 행사를 돕겠다”고 해서 맺어진 인연입니다.

원로 영화인들이 주로 찾는 이 행사장에선 떠들썩한 ‘에르메스’ 문구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9차례 수상자를 낸 에르메스 미술상도 국내 미술계에 든든한 힘이 됩니다.

에르메스의 ‘조용한 마케팅’은 불황 때 돋보이고 있습니다. 드러내놓고 마케팅을 펼치는 다른 명품 브랜드와 달리 ‘보이지 않는’ 마케팅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한 덕분입니다. 여기에는 ‘노 세일’ 정책과 냉혹한 재고 관리도 한몫했습니다.

幟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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