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위기 구원투수’ 中의 역할 어디까지 커질까

  • 입력 2009년 3월 11일 03시 00분


지난주 세계 금융시장의 관심은 온통 중국에 쏠려 있었다. 중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앞두고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로 세계 금융시장은 일시적인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막상 중국 정부는 “현재의 부양책만으로도 8% 성장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물론 추가 부양책의 가능성은 열어 뒀다.

이런 중국 정부의 발표는 재차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변한 것이다. 중국 정부의 조치는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고 필자는 본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세계가 중국을 글로벌 위기의 유일한 구원투수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까지도 중국의 중요성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위기 국면에서 중국의 역할은 2000년대 초반의 성장기보다 더욱 중요해졌다.

중국은 세계적 차원에서 저가 공산품의 공급과잉을 유발한 국가인 동시에 최대 원자재 소비국이다. 따라서 중국이 내수부양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룬다면 제조업 공급과잉은 축소되고 최근 가격이 하락한 원자재의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그만큼 글로벌 불균형이 상당부분 완화되는 계기가 된다. 또한 미국의 소비 감소분 이상으로 중국에서 소비가 늘게 된다면 세계경제가 위기 탈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중국은 저축률이 높고 경기부양 규모도 크다. 경직된 사회주의적 정책들이 시장경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경기부양 효과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 2009년 중국 성장률을 8% 이하로 예상했던 유럽계 금융기관들은 그 이유로 세계 경기침체뿐 아니라 중국 정부의 안이한 위기의식을 꼽았다. 현재의 위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중국 지도부가 이 흐름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조롱 섞인 전망이었다.

중국은 전국인대를 앞두고 대출과 투자의 증가 등 경기 연착륙을 시사하는 일부 경제지표를 발표했다.

향후 시장의 관심은 최근의 지표대로 중국 경제의 연착륙이 가능할지, 아니면 정책 당국의 글로벌 위기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추가 경기부양 시점을 실기(失機)할지에 모이고 있다. 물론 중국에 대한 시장의 혼돈은 시간이 지나면 정리될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이미 중국의 단기적 안정성에 점수를 주는 모습이다.

따라서 이번 주 후반 시장은 새로운 위기의 출현보다는 중국에 대한 시각이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한국이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과 한국의 위기는 연동될 수밖에 없다. 이제 호황인지 불황인지를 떠나 중국에 대한 세계의 시각 변화까지 살펴야만 경기와 투자의 정확한 맥을 짚을 수 있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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