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8보(150∼180) 덤 6집 반 각 3시간
전보 마지막 수인 흑 ○이 두터움을 실리로 전환시키는 타이밍을 놓친 실착. 한 번 기회를 놓치자 바둑의 흐름이 급격히 바뀐다. 목진석 9단은 백 52, 54로 하변 흑 집을 거의 ‘0’의 수준으로 떨어뜨린다. 이로서 형세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느낌.
초읽기에 몰린 이희성 7단은 형세 판단은 물론이고 정확한 수순을 밟기가 쉽지 않다. 흑 57도 상변 백 대마에 대해 선수라고 생각해서 뒀지만 백이 손을 빼고 여기저기 선수한 뒤 반상 최대의 자리인 백 70을 두자 드디어 바둑이 역전됐다.
흑 75가 이 7단의 마지막 승부수. 상변 백 대마를 잡든지 아니면 백 50 한 점을 손에 넣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백 80이 목진석 9단이 준비해둔 수. 참고도 흑 1처럼 잡으러 가도 백 2가 오묘하다. ‘가’로 한 집 내는 수와 ‘나’를 선수한 뒤 ‘다’로 집을 내는 수가 맞보기여서 백은 살아있는 것. 이렇게 좁은 곳에서도 한 집을 내는 수가 있으니 바둑의 수는 무궁무진하다.
이후로도 100여 수 넘게 바둑이 이어졌으나 재역전은 없었다. 이후 수순은 총보.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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