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韓中日 정상, 동북아 상생·공영의 새 모델 보여주길

  • 입력 2008년 12월 13일 02시 58분


한국 중국 일본, 동북아 3국의 정상끼리만 머리를 맞대는 한중일 정상회담이 오늘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다. 불행했던 과거사로 인해 아직도 남아있는 불신을 털어내고 상생(相生)과 공영(共榮)의 새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3국 정상은 1999년 이후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의 회동에서 함께 만난 적이 있지만 별도로 회동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회담의 정례화를 통해 동북아의 미래를 논의할 틀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지난 반세기, 한중일 관계는 굴곡도 있었지만 놀랄 만큼 긴밀해졌다. 올해로 한중 수교가 16주년, 중일 수교가 36주년이다. 깊어진 상호이해와 우의(友誼), 축적된 교역과 교류를 바탕으로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축(軸)을 만들어가야 한다.

3국의 위상도 크게 달라졌다. 일본과 중국은 주요 8개국(G8) 회원국이고 한국은 세계 13위의 경제 강국이다. 외환보유액만 해도 중국과 일본이 세계 1, 2위이고 한국은 6위다. 3국이 연대하면 금융위기 같은 현안 해결에 힘을 모을 수 있고,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도 강화할 수 있다. 어제 성사된 통화스와프 확대 같은 협력 사례들이 계속 나와야 한다.

이번 회담에서 한중일 정상은 금융협력 방안은 물론이고 북핵 공조, 동북아와 국제사회에서의 협력 방안 등도 논의한다.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양자 관계로만 해결하기 어려운 이슈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바른 대응이다. 북핵 문제만 해도 그제 베이징 6자회담에서 ‘검증 합의’에 실패함으로써 3국 간 공조가 더 긴요해졌다. 이 밖에도 황사(黃砂), 환경오염, 식품위생 등 한중일이 함께 해결을 모색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3국이 손을 맞잡는다면 유럽 통합에 비견되는 지역협력체제의 탄생이 꿈만은 아닐 것이다. 동북아는 이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통해 경제적으로 더 가까워졌고, 6자회담을 통해 다자안보협력체의 가능성도 실험 중이다. 관건은 신뢰다. 서로가 진심으로 마음을 연다면 평화와 번영의 새 협력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 원자바오 중국 총리, 아소 다로 일본 총리는 그 가능성을 3국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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