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훔친 카드 보내며 용서 구했지만…

  • 입력 2008년 10월 30일 03시 03분


경찰에 사죄편지 보낸 고교생 끝내 입건

대학 도서관에서 여대생의 지갑을 훔친 한 남자 고교생(16)이 사죄 편지와 훔친 카드를 경찰서에 보내 용서를 구했으나 끝내 입건됐다.

29일 울산남부경찰서에 따르면 27일 오전 신용카드 등 카드 7장과 편지가 든 익명의 편지 한 통이 우체국을 통해 경찰서로 전해졌다.

편지에는 “정말 죄송합니다. 이제부터 도둑질하지 않겠습니다.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라는 글을 시작으로 자신이 지갑을 훔친 내용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대학교 도서관에 공부를 하러 갔다가 나도 모르게 남의 지갑에 손을 댔다. 귀가한 뒤 잘못을 깨닫고 너무 불안하고 떨려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지갑 속에 든 현금 4만5000원으로는 그날 군것질을 했으며 지갑은 버렸다. 보관 중인 카드를 모두 보낸다.”

경찰 조사 결과 이 고교생은 8일 대학 도서관에서 지갑을 훔쳤으며, 나흘 뒤인 12일 카드를 담은 사죄 편지를 우체통에 넣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학생은 편지가 경찰서로 배달되기 전인 18일 지갑에 있던 휴대전화 번호로 피해 여대생을 만나 용서를 구했고, 여대생도 용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경찰관은 “피해자가 용서를 했지만 도난신고가 접수돼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이 고교생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절도 혐의로 입건했다”고 말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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