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금융상품도 女心 잡아야 뜬대요

  • 입력 2008년 10월 16일 02시 59분


하나 ‘S라인 적금’ 5만계좌 돌풍

경제 주도권 행사… 마케팅 집중

회사원 박민경(29·여) 씨는 최근 회사 여자 동기들과 함께 하나은행 ‘S라인 적금’에 가입했습니다. 기본금리 연 5.5%에 0.3%포인트의 우대 금리를 받았습니다.

금리 수준만 따진다면 시중엔 이보다 더 높은 금리의 예·적금 상품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그럼에도 박 씨가 이 상품을 선택한 이유는 다이어트 때문입니다.

S라인 적금은 1년 후에 몸무게를 재서 가입 당시보다 체중의 5% 이상이 빠지면 0.5%포인트, 3% 이상 5% 미만 빠지면 0.3%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제공합니다.

박 씨는 “추석 이후에 살이 쪄서 다이어트를 하려고 마음먹은 참에 돈도 벌고, 살도 빼는 상품인 것 같아 가입했다”고 말했습니다.

S라인 적금의 인기는 폭발적입니다. 출시 10일 만에 5만 계좌를 돌파해 역대 하나은행 적금 상품 중 최단 기간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습니다. 천고마비의 계절, ‘금리는 높이고 체중은 줄이자’는 콘셉트에 많은 여성이 호응한 결과입니다.

하나은행이 S라인 적금 가입 고객을 분석해본 결과에 따르면 가입자의 63.2%가 여성으로 남성(36.8%)보다 26.4%포인트나 높습니다.

연령대 분석에서도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른 연령대보다 몸매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결혼 직전 연령기(27∼30세) 가입 비율이 10.5%로 가장 높았고, 자녀 출산 후 다시 옛 몸매로 돌아가길 원하는 36∼40세(10.2%)가 뒤를 이었습니다.

유명 경영학자인 톰 피터스 씨는 “여성 시장은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미래 최고의 시장”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금융업계는 여성을 위한 마케팅에 오래전부터 신경을 쏟고 있습니다. 가정 경제의 주도권을 쥐는 여성들이 크게 늘고 있고, 여성이 재테크에 더 적극적이라는 조사 결과도 많이 나와 있기 때문입니다.

또 여성들은 본인이 고른 상품이 좋으면 혼자서 만족하지 않고 주변 친구들에게 꼭 써보라며 입소문을 내는 경우가 많아 구전(口傳)광고 효과가 남성보다 몇 배는 높다고 합니다.

‘여심(女心)’을 잡기 위한 금융업계의 마케팅이 더욱 활발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신수정 경제부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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