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商人 협박세력’에 법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라

  • 입력 2008년 7월 28일 22시 58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촛불시위로 피해를 보고 손해배상소송을 낸 서울 광화문 상인들의 명단과 주소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 협박과 불매운동을 선동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동아 조선 중앙 3대 일간지의 광고주 협박사건에 이은 또 하나의 인민재판식 중대 범죄다. 촛불시위를 주도해온 대책회의가 불법 폭력시위로 서울 도심을 무정부상태에 몰아넣고도 모자라 피해 상인들의 입까지 틀어막으려는 반(反)사회적 행태로 묵과할 수 없다.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누구든 재산상 피해를 당했을 때 소송절차에 따라 가해자에게 피해 회복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대책회의는 자신들이 피해를 입힌 상인들을 오히려 협박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촛불시위 때문에 영업의 손실을 본 광화문 상인 115명은 대책회의와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등 11개 단체와 개인 및 국가를 상대로 17일 1차로 집단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대책회의는 이들의 인적사항이 포함된 소장(訴狀)을 25일부터 홈페이지에 올려 ‘집단 협박’을 당하도록 사실상 유도했다. 일부 상점에는 촛불시위자들이 들어가 사진도 찍어갔다고 한다. 상인들은 촛불세력의 보복이 두려워 더 이상의 소송 참여를 꺼리는 분위기마저 나타나고 있다.

누리꾼들의 익명 댓글을 보면 소름이 끼칠 정도다. “115명 중에 일단 10명을 찾아보니 7명까지는 업소이름, 전화번호, 홈페이지 주소까지 다 알겠네. 원고들∼ 장사 잘하시오” “아주 제대로 망하게 가게마다 앞에 가서 1인 시위를 해드리죠”라는 등 협박과 불매운동을 노골적으로 선동하고 있다. 소송을 맡은 변호사들에게도 “자존심도 없이 상인들 부추겨서 소송이나 부채질하고 잘 돌아가는 세상이다”라고 비난했다.

법치국가의 하늘 아래서 어떻게 이렇게까지 법을 조롱하는 일이 자행될 수 있는가. 광고주 협박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상인 협박사건의 관련자들도 반드시 찾아내 법이 살아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이들을 그대로 방치하면 우리 사회의 근간이 뿌리째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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