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카페]삼성 “첼시가 효자”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5월 21일 03시 08분



챔스리그 결승전 광고효과만 400억

22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는 세계 축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빅 매치’가 열립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최대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첼시FC가 벌이는 2007∼20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죠.

맨유 소속인 한국의 박지성 선수가 선발 출전해 맹활약해 주길 바라며 새벽잠을 설칠 한국 팬도 많을 겁니다. 이 결승전에는 박 선수 말고도 ‘또 하나의 한국 대표선수’가 뜁니다. 이미 눈치 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첼시를 후원하는 한국의 대표적 기업 삼성전자입니다.

최근 삼성전자 측에 “첼시 선수들이 ‘SAMSUNG’ 로고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90분을 뛰면 광고효과가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신문이나 TV에 삼성 브랜드가 노출되는 단순 광고효과만 약 4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삼성전자의 연간 첼시 후원금은 200억 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딱 한 번의 경기로 투자금의 2배를 뽑는 셈입니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결승전은 세계 10억 명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직간접적인 기업 및 제품 홍보 효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하더군요.

삼성전자는 그동안 이런 ‘첼시 효과’를 다양하면서도 치밀하게 마케팅에 활용해 왔습니다.

지난해에는 첼시 유니폼의 ‘SAMSUNG mobile’ 로고가 카메라에 잘 잡히도록 그 위치를 1.2cm 높이더니, 이달부터는 그 로고에서 ‘mobile’을 뺐습니다. 유럽의 프리미엄 휴대전화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만큼 이제는 첼시 효과를 TV 등 다른 주력 제품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의도입니다.


독일 시장에서는 첼시 선수 중 미하엘 발라크(독일 국가대표)를 광고 모델로 쓰고, 중동·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할 때는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국가대표)를 앞세웠다고 하네요. 삼성의 첼시 마케팅은 유럽 지역의 각종 ‘스포츠 마케팅 상’을 휩쓸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숙명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한국의 박지성 선수도 이기고, 한국의 삼성전자도 이길 방법은 혹시 없을까요.

부형권 산업부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