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김용철 변호사 후배 사칭, 삼성 협박

  • 입력 2008년 5월 16일 03시 14분


자신을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처음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의 후배라며 삼성에 수십억 원을 요구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5일 김 변호사의 고교 및 대학 후배라며 삼성 임원을 협박해 금품을 요구한 혐의(공갈미수)로 홍모(46)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홍 씨는 김 변호사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홍 씨는 3월 말 삼성 전략기획실 강모(43) 상무에게 “학교 선배인 김 변호사에게서 삼성의 비리 자료가 담긴 서류와 휴대용 저장장치인 USB메모리카드를 받았다”며 “현금 20억 원과 승용차 1대를 주지 않으면 이를 언론사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다.

홍 씨는 처음 강 상무에게 전화를 걸어 “김 변호사의 후배가 삼성 비리 자료를 보관하고 있다는 첩보를 들었으니 한 번 접촉해 보라”며 자신의 e메일 주소를 알려줬다.

이에 강 상무는 홍 씨에게 e메일을 보냈고, 홍 씨는 17차례에 걸쳐 e메일로 강 상무를 협박했다.

홍 씨는 강 상무에게 “숨어 지낼 수 있도록 자동차 트렁크에 3년간 쓸 수 있는 현금 20억 원을 담아 서울 강동구 A아파트 주차장에 갖다 두라”고 요구했지만 강 상무는 응하지 않았다.

홍 씨의 협박이 계속되자 강 상무는 4월 중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한 달여 만에 홍 씨를 붙잡았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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