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간첩 의심 선박 출현” 잡고보니 전복 절도범

  • 입력 2008년 3월 4일 02시 59분


한밤중 양식장에 몰래 들어가 전복을 훔치려던 일당이 간첩선이 나타난 것으로 오인한 해경과 육군에 붙잡혔다.

전남 완도해양경찰서는 3일 완도군 백일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을 훔치려 한 혐의로 문모(38) 씨 등 3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선장과 잠수사인 이들이 1.26t급 어선을 타고 몰래 해안에 접근한 것은 1일 오후 10시 20분경. 백일도 인근을 돌다가 잠수사 2명이 바다에 뛰어들었다.

해안부대 레이더 기지에 근무하던 초병들이 이 장면을 보고 “‘미확인 선박’이 나타났다”고 해경에 긴급히 알렸다.

해경이 인근 해상에 있던 경비정과 순찰정을 30분 만에 현장에 출동시키자 이 배의 선장은 바다 속에 들어간 잠수사들을 남겨 두고 달아나 버렸다. 해경 경비정은 이 배를 뒤쫓았지만 30노트(시속 약 56km)의 빠른 속도로 달아나는 바람에 잡지 못했다.

그러나 4시간 후 이 배는 바다에 내버려 둔 잠수사들을 데려가기 위해 현장에 다시 나타났다. 배에 올라탄 잠수사들과 선장은 해경이 또다시 출동하자 급히 인근 야산으로 피했다.

정장선 완도해경 형사계장은 “즉시 수색작전을 벌여 잠수복을 입고 숨어 있던 잠수사 2명과 선장을 모두 붙잡았다”고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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