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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1월 1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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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구조 고도화 절실
중장기적으로 친디아는 거대한 신흥 중산층을 만들어 세계 유효 수요를 확대할 것이다. 기업은 중국과 인도시장을 이용하고 소비자는 더 좋아진 공산품을 소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익은 장기적이고 범세계적인 것이다. 중규모 개방국가인 한국은 친디아의 산업기술 발전에 따라 당장 도전을 받는다. 그동안 중국은 중저급품 시장에서 한국의 시장을 잠식했지만 이제 반도체, 통신기기, 고급철강재, 조선 등 중고급제품 시장에서도 한국과 경쟁하고 있다. 세계시장뿐만 아니다. 중국의 중저가제품에 시달리던 국내 중소업체들은 이제 중국의 중고급제품의 수입 증가에 대응해야 한다.
한국 경기의 버팀목이었던 대(對)중국 수출도 둔화될 것이다. 중국은 개방 이후 직접투자를 유치해 수출주도형 공업화를 추진했다. 중국에 투자한 한국기업의 현지 자회사들은 자본재, 부품, 반제품을 모국에서 조달해 이를 조립한 뒤 제3국에 수출했다. 현지 자회사의 제3국 수출 호조는 한국의 대중 수출 호조의 배경이었다. 그러나 중국의 부품산업이 발전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은 점차 중국 내 부품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부품 소재 수입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9월 IMF의 경제학자 리쿠이 등이 중국의 수입과 수출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최근 양자의 연관성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친디아 시대에 한국경제가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먼저 한국의 산업구조를 더 고도화해야 한다. 세계시장에서 중국과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해 공급하고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국내 입지경쟁력을 제고하여 첨단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고 중국에 투자를 하되 핵심 부품은 국내에 유지해야 한다. 대중국 산업 협력과 관련해서는 기존의 공정 간 분업을 수평적 분업으로 바꿔 가야 한다. 고도성장의 결과 형성된 중국 중산층의 소비 선호는 다층으로 분화되고 있다. 중국의 내수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도 진지하게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한중 FTA 고려해 봄직
중소기업의 역할도 변해야 한다. 과거 우리의 중소기업은 대기업과의 연계 속에서 보호의 대상이었다. 이제 핵심 부품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은 그대로 육성하되 중국의 다양한 소비계층에 호소력을 갖는 전문 영역을 갖춘 최종재 생산자로서의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발전은 국내의 고용 사정을 개선하고 산업 기반의 강화로 연결된다.
인도의 효과적 활용도 필요하다. 풍부하고 개발되지 않은 인도의 노동력을 활용하도록 기업의 진출을 장려해야 한다. 세계 다국적기업들이 인도에 진출하면서 인도와 중국의 산업 분업이 진전되고 있다. 국내에서 첨단 부품과 경쟁력 있는 소비재를 생산하고 중국에서 범용 부품과 반제품을 생산하여 인도에 공급하는 공급 체인을 형성하면서 친디아의 발전을 활용해야겠다.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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