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쉬는 법]이영하 LG전자 사장

  • 입력 2007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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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디지털어플라이언스(DA)사업본부장인 이영하 사장은 바쁜 가운데서도 짬을 내 경남 창원 집에서 100여 개의 화분을 애지중지 가꾼다. 이 중 50∼60개는 난(蘭)이라고 한다.

이 사장은 “해외 출장지에서 오랜만에 집에 전화를 걸면, 아내는 ‘가족보다 난 화분이 걱정돼 전화한 것 아니냐’고 핀잔을 줄 정도”라며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100여 개의 화분이 베란다가 아닌 방 안에 있으면 아내가 질투할 만도 하다는 말도 듣는다.

화분에 물을 주는 일은 당연히 이 사장이 도맡아 한다. 화분에서 물이 새 방바닥이 젖는 일이 잦았지만 ‘난 사랑’은 깊어만 갔다. 지난해 초 다른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물이 흘러도 별 문제없게 벽돌로 집 안 바닥공사를 말끔히 했다고 한다.

난 키우기에 푹 빠진 것은 “사랑과 정성을 주는 만큼 자라는 모습이 아름답기 때문”이라고 했다. 난을 앞에 두고 명상에 잠기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는 말도 덧붙였다.

“난에만 빠져 있으면 가족이 시샘하지 않느냐”고 묻자 이 사장은 “아내의 취미는 관상어 키우기인데 함께 살면서 나는 화분에 물 주고, 아내는 관상어 먹이를 주고, 서로 그렇게 영역을 인정해 주는 것”이라며 웃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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