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참 유난스러운 봉하마을 ‘노무현 타운’

동아일보 입력 2007-10-10 03:02수정 2009-09-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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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는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에 살 봉하마을의 생가를 복원하고 일대를 공원화하는 관광지 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과 비교가 안 될 만큼 너른 사저도 모자라 국민 세금을 들여 일대를 관광지로 만들려는 발상이 아무래도 지나쳐 보인다.

최근 어느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은 자신과 찍은 사진을 가게에 걸었던 중학교 동창이 손님들로부터 “뭣 때문에 걸어 놨노. 치아라”고 하는 바람에 내렸다는 일화를 스스로 소개했다. 봉하마을 관광지가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지, 지역의 천덕구니가 될지 상상력이 필요하다.

12억955만 원을 들여 꾸미고 있는 노 대통령 사저는 대지 4290m²(1297평)이다. 노 대통령 형 부부와 고등학교 동문, 후원자인 태광실업 회장 박연차 씨 회사 임원, 경호실이 주변에 사들인 주택지, 밭, 산을 합하면 총 3만5279m²(1만671평)다. ‘노무현 타운’이라 부를 만하다. 한창 ‘부동산과의 전쟁’을 벌일 때 청와대 측은 ‘돈 있다고 꼭 큰 집에 살아야 하나. 국민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이 보통 국민과 같을 수야 없겠지만 그것도 정도의 문제일 것이다.

경남 거제시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는 퇴임 3년여 뒤인 2001년 5월 복원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사후 28년이 됐지만 기념관도 없다. 노 대통령 측이 퇴임 후의 보금자리에 너무 욕심을 내면 ‘국민을 위해 뭘 그리 잘했다고?’ 하는 소리가 커질지 모른다.

조성 비용도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원되는 국고, 김해시가 관광지 개발 명목으로 쓸 예산, 대통령 측근들이 땅 구입에 쓴 사비(私費) 등 여러 갈래다. 김해 시는 지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정부의 특별교부금을 가장 많이 받았다. 가까운 기업인들이 재임 중인 대통령의 사저 인근에 땅을 구입하는 것도 개운치 않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노사모 핵심 멤버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여러분을 생각하며 고향집을 크게 짓겠다. 넓은 마당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자”고 했다. 동서고금(東西古今)에 전례 없는 전직 대통령 문화를 창출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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