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특집]투자설명회, 고객맞춤형으로

  • 입력 2007년 6월 2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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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은 이달 초 고액 자산가들과 가족 등 400명을 ‘굿모닝 비보이’ 공연에 초대했다. 다른 금융회사의 VIP 마케팅과는 다르게 공연이 끝난 뒤 ‘공연’에 대한 투자설명회를 곁들여 눈길을 끌었다.

메리츠증권 측은 “향후 뮤지컬 공연이나 드라마 제작에 투자하는 사모(私募)펀드를 모집할 예정”이라며 “직접 공연을 보여 준 다음 투자전략을 소개하면 고객들의 이해가 더 빠르다”고 했다. 국내 증권가에서 특정 투자자를 겨냥한 ‘맞춤형’ 투자설명회가 줄을 잇고 있다.

대강당에 수백 명의 투자자를 모아놓은 형식으로는 다른 증권사의 설명회와 차별화가 어렵고 효과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 대우증권 e주식거래 고객 초청 유람선 투자설명회

대우증권은 이달 12일 오후 ‘유람선 투자 설명회’를 마련했다. 선상(船上)에서 서울의 야경을 즐기며 주식투자전략 강의를 듣는 이 행사엔 약 350명의 온라인 주식거래 고객들이 초대됐다.

대우증권 마케팅부 이규선 과장은 “온라인으로 거래하는 고객과는 얼굴을 보고 의사소통할 기회가 적어 ‘오프 라인’ 만남을 주선한 것”이라며 “이런 대면 접촉을 통해 고객끼리 다양한 소모임을 만들게 하면, 거래 회사는 고객의 로열티를 덤으로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각종 재테크 동호회나 동문회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난달 전북의대 동문회를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회가 크게 성공하자, 인터넷 동호회인 ‘왕비재테크’, C대 치과대 전문의, 해군작전사령부 내 모 부대의 군인 가족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잇달아 열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얼마 전 중국 상하이(上海) 현지 교민과 주재원 등 200여 명을 호텔로 초청해 ‘명품 자산관리 설명회’를 개최했다. 해외 주재원들은 주식투자 등 재테크 정보를 얻을 기회가 적은 ‘사각지대’라는 점에 착안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측은 “투자 정보에 목마른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해외 설명회를 자주 개최할 예정”이라고 했다.

○ “투자설명회도 선택과 집중이 중요”

이제까지 국내 증권사들의 투자설명회는 다양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증시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대우증권 측은 “투자자들의 수준이나 관심 분야가 각기 다른 만큼 일반 설명회로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며 “고객 특성에 맞춘 투자설명회가 줄을 잇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화증권이 최근 개인 투자자 200여 명을 초청해 중국 최대 증권사 중 하나인 하이퉁(海通)증권 연구소장의 중국 증시 전망을 들려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 펀드에 이미 가입한 고객이나 관심이 있는 고객들은 국내 증시보다 중국 증시 정보에 더 목말라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재테크 등 특정 동호회 회원들은 관련 분야에 대한 정보 수준이 유사하기 때문에 ‘눈높이 강의’가 가능하다”며 “특정 집단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했다.

메리츠증권의 한 관계자는 “주식 뿐 아니라 새로운 투자 대상이 늘어나면서 투자자가 잘 모르는 분야가 많아지고 있다”며 “투자할 여력이 있는 고객에게 직접 체험 기회를 주면 투자 설명회 효과가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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