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홈]해외건설 ‘제 2 르네상스’

  • 입력 2007년 6월 20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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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해외 비중을 높이는 게 관건입니다.”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요즘 건설사 대표들은 한결같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에서 발주되는 토목·건축공사는 제한돼 있는 데다 분양가 상한제, 원가공개 등으로 주택사업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0년대 들어 해외건설 사업은 제2의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건설업 해외 진출 42주년을 맞아 한국 건설업체들의 해외 활약상을 되짚어 본다.》



○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 2100억 달러

해외건설 1호는 1965년 현대건설의 태국 고속도로 공사. 지난해 12월까지 한국 건설업체는 총 2127억 달러, 5376건에 이르는 해외 공사를 수주했다.

1970년대 중반까지는 소규모의 동남아 미군 발주 공사나 현지 정부의 차관(借款) 공사가 고작이었다. 이후 중동건설 붐이 일면서 건설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됐다.

업계에선 1973년 10월 사우디아라비아 도로공사를 중동건설 붐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1981∼1983년에는 3년 연속 100억 달러 수주를 달성해 수주액 기준 세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오일머니’가 수그러든 1980년대 중반부터 중동지역 수주 물량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1990년에 수주한 46억 달러 규모의 리비아 대수로 공사가 체면을 지켜줬다.

2000년대 들어선 고(高)유가가 지속돼 다시 한번 중동 특수(特需)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급속한 발전도 한국 건설업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2월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2000억 달러를 넘겼고, 지난 한 해에만 165억 달러어치의 일감을 해외 건설현장에서 따냈다. 이는 2005년 대비 51.7% 늘어난 것으로 올해는 약 180억 달러의 해외 수주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 진출부문 다양해져

중동 지역에서 한국 건설사들이 따낸 공사 규모는 작년 한 해에만 95억3000만 달러어치로 전체 수주액의 58%를 차지했다. 석유나 천연가스 플랜트 공사가 대부분이다.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36억2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쿠웨이트(19억8000만 달러) 카타르(13억1000만 달러) 오만(12억7000만 달러) 아랍에미리트(5억70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5개국의 수주액은 중동 지역 전체의 90% 이상이다.

그러나 최근 해외건설 호조의 배경에는 단순히 고유가에 따른 중동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별로 시도되지 않았던 신도시 개발사업이 동남아시아에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건설업체들은 동남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40억4600만 달러어치의 공사를 따내 전년 대비 55%의 급증세를 보였다. 플랜트 공사가 대부분인 중동과는 달리 신도시 등 부동산 개발사업 비중이 전체의 35.4%에 이른다.

국가별로 보면 베트남이 11억5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필리핀(5억6000만 달러) 중국(4억9000만 달러) 싱가포르(4억3000만 달러) 태국(3억9000만 달러) 카자흐스탄(2억9000만 달러) 순이었다. 이 국가들만 해도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지역 전체 수주액의 82%를 차지한다.

특히, 베트남은 경남기업 등 5개 국내 건설사가 참여하는 ‘하노이 신도시’와 호찌민시 외곽에서 짓고 있는 GS건설의 ‘냐베 신도시’ 등 주거·상업·업무시설이 한꺼번에 들어서는 복합개발 사업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신도시 사업은 유가(油價)에 큰 영향을 받는 플랜트 공사와는 달리 안정적으로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기존의 플랜트 공사와 함께 신도시 등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건설업의 해외 진출 영역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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