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 1월 10일 시작한 도전기가 어느새 두 달을 넘겼다. 중국 우한에서 도전 3국을 마치고 나흘 만에 다시 마주앉았다. 2 대 2가 되면 사흘 뒤 최종국이 잡혀 있다. 도전기가 막바지에 이르러 속도를 내고 있다. 흑 11까지 반상의 착점도 빠르게 진행됐다.
흑 11은 ‘가’로 전개하는 게 정석이나 지금 모양에서는 이 수가 균형을 잡는다. 한 칸 더 벌린 만큼 허점도 크지만 대신 백은 ‘나’나 ‘다’로 좌변에 뛰어들기가 곤란해졌다. 인터넷 중계를 하던 안조영 9단이 호기심 가득 찬 표정을 짓는다. “최근에 보기 힘든 진행이다. 흑 11까지는 예전에 유창혁 9단이 즐겨 사용했던 포석인데, 백 12는 못 보던 수다.”
새로운 수를 구사할 때는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게 보통인데 윤준상 4단은 이미 연구해 뒀다는 듯 빠르게 착점했다. 도전 2국 때도 그렇고 뭔가 새로운 수로 국수를 괴롭히고 있는 도전자다. 이런 게 신예의 패기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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