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뜯어보기]아현뉴타운

  • 입력 2007년 3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예전엔 이 일대가 죄다 마루보시(丸星) 사택이었지.”

15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서 만난 정두영(78) 씨는 염리시장 안쪽의 오래된 한옥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마루보시는 일제강점기 때 있었던 철도 운송회사. 이 회사는 1936년 지금의 염리동 36번지에 사장의 개인 목장, 한국인 관리자들의 사택(社宅)과 마구간을 지었다. 이 사택과 마구간의 일부가 7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남아 있다.

권순형 J&K 부동산투자연구소장은 “예전부터 마루보시 사택에는 40여 평짜리 건물 한 채 에 8∼10가구가 내부 벽을 치고 함께 살았다”며 “지금도 각각 등기가 된 4평짜리 지분을 갖고 있는 원주민도 있다”고 소개했다.

○5개 철도 노선이 교차하는 교통요지

아현뉴타운은 2003년 11월 뉴타운 지구로 지정됐는데 지난해 12월 공덕 5구역이 추가로 포함됐다. 마포구 아현동 염리동 대흥동 공덕동 일대 32만9000평의 대지에 아파트 1만8500채가 들어설 예정이다.

공덕 오거리를 기준으로 세로로는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가로로는 대흥 사거리에 이르는 구역. 버스로 통근하는 직장인이라면 최근 버스 중앙차로가 들어선 마포로를 통해 업무지구인 여의도나 서울역 쪽으로 가기가 수월해 관심을 가질 만하다.

권 소장은 “다른 뉴타운 사업지구보다 도심에 더 가깝고 지하철 2, 5, 6호선이 통과해 서울 강북에선 손꼽히는 교통 요지”라고 말했다.

인천 국제공항과 서울역을 잇는 공항철도가 곧 개통되고 지하 복선화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경의선까지 완공되면 지하철을 포함해 5개 철도 노선이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구역별 투자 전망

아현 3구역은 7개 개발구역 가운데 가장 넓어 재개발에선 드물게 3000채 이상의 아파트가 들어선다. 그만큼 집을 사고팔기 쉬워져 대단지의 이점인 환금성(換金性)을 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4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현재 사업시행인가 단계로 아현뉴타운 개발구역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마포로와 애오개역이 가까워 아현뉴타운에서도 교통이 특히 편리한 편이다.

다만 구릉지대가 많고 무엇보다 쪼갠 지분(입주권이 하나만 나오는 다가구주택을 다세대주택으로 바꾸거나 한 필지의 땅을 여러 필지로 나눠 소유자가 늘어난 것)도 많은 편이어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단점.

공덕 5구역은 공덕역과 앞으로 개통될 공항철도, 경의선 역사와 가까워 주목된다. 현재 정비구역지정을 마치고 조합설립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이곳도 아현 3구역처럼 쪼갠 지분이 많아 사업성이 떨어지는 게 흠이다.

반면 염리 2구역(옛 염리 ‘나’구역)은 대로변에서 멀어 교통이 불편하지만 쪼갠 지분이 거의 없어 조합원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보인다. 2005년 7월 추진위원회 승인이 났고 현재 정비구역지정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중심부에 있는 고(高)지대의 면적을 확장해 아파트 건립 물량을 늘리는 내용의 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지분 시세와 분양권 프리미엄은?

현재 아현뉴타운 주변 아파트의 시세는 평당 2400만∼2500만 원에 형성돼 있다. 염리동 LG자이 32평형이 7억5000만∼8억 원, 공덕 삼성 래미안 4차는 32평형이 7억7000만 원 정도다.

아현뉴타운의 재개발 지분 시세는 10평 미만을 기준으로 평당 2500만∼3500만 원.

염리동 GS 공인의 배선희 사장은 “아현 3구역은 빌라 지분을 4, 5평 사면 20평형대, 10여 평을 사면 30평형대 아파트 분양권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염리 3구역도 지분 쪼개기가 심해 빌라 지분 10평은 넘어야 30평형대 아파트 분양권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염리 2구역은 지분이 덜 쪼개져 빌라 지분 4, 5평이면 30평형대 아파트 분양권도 기대할 수 있다고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말했다.

아현뉴타운 구역별 추진 현황
구역추진 단계건립 물량(채)지분 시세
규모시세(원)
염리2구역(염리나구역)정비구역 지정 준비75410평 미만2500만∼3000만
염리3구역(염리A구역)정비구역 지정 준비미정10평 미만2500만∼3000만
염리4구역(염리B구역)추진위원회 설립 준비10평 미만2500만∼3000만
아현2구역재건축 추진 일시 중시1339--
아현3구역사업시행 인가 신청330510평 미만1600만∼2500만
공덕5구역조합설립 인가 신청미정5∼10평3000만∼3500만
건립 물량은 바뀔 수 있음. 자료: 마포구청, 스피드뱅크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