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못 믿을 증권분석

  • 입력 2007년 3월 7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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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권업계의 애널리스트 한 명을 만났습니다. 그는 “요즘 너무 (증시 전망이) 자주 틀려 얼굴을 들고 다니기 힘들다”고 털어놓더군요. 아닌 게 아니라 최근 몇 달 새 증시 분석가들의 전망은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어디 한번 꼽아 볼까요.

지난해 말 대부분의 증권사와 전문가들은 올해 1월에 ‘1월 효과’가 기대된다며 큰 폭으로 오른다고 점쳤습니다. ‘1월 효과’는 매년 1월이면 주식투자자들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주식을 많이 사기 때문에 1년 중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현상을 말합니다. 실제로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증시의 월별 상승률을 살펴보면 1월이 4.83%로 1년 중 가장 높았죠.

하지만 1월 한 달간 코스피지수는 74.23포인트(5.17%) 떨어졌습니다. 놀란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을 살 세력이 마땅히 없다”며 2월에는 조정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요.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최고가 행진을 벌이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러자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2005년에 이어 2차 ‘재평가(rerating)’에 접어들었다”고 했습니다. 재평가는 기업 가치를 한 단계 높여 평가하는 것으로, 똑같은 이익을 내더라도 재평가되면 주가는 더 높은 수준에서 형성됩니다. 그러면서 “3월에도 글로벌 증시 상승에 힘입어 계속 오를 것이다”고 ‘장밋빛’으로 내다봤죠.

낙관적인 전망과 달리 3월로 들어서자 증시는 폭락 장세로 가고 있습니다. 6일 잠깐 반등하긴 했지만 당분간 깊은 조정이 올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지난해 말 본보는 “적립식 펀드 가입자들의 3년 만기가 돌아오는 올봄 ‘환매 대란(大亂)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당시 상당수 증시 전문가는 “펀드는 만기 개념이 없는 것이라서 과도한 우려”라는 반응을 보였지요. 하지만 최근 실제로 적립식 펀드 가입자를 중심으로 대규모 환매가 일어나고 있고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본보 6일자 A1면 참조
주식형 펀드 환매 러시… 증시 안전판이 흔들린다

투자자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며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하는 증시 분석가들이 이 정도로 틀리면 “해도 너무한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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