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700명 일자리 빼앗는 현대車 전주공장 노조

  • 입력 2007년 2월 14일 23시 29분


현대자동차 강성 노조는 소비자인 국민을 언짢게 하는 철밥통 이야기를 끝없이 만들어 냈지만 최근의 전주공장 사태는 그중 압권이다. 전주공장은 러시아를 비롯한 해외시장 호황과 주5일 근무제 덕에 수요가 늘어 주문이 8개월 치나 밀려 있다. 그런데도 노조원들은 주야간 2교대 근무 노사합의안을 번번이 부결시켜 공급 확대를 막음으로써 국내외 경쟁업체에 물량을 빼앗기고 있다.

이런 노조 때문에 회사 측은 2교대 근무에 필요한 신입사원 700명을 작년 11월에 선발해 놓고도 여태 채용을 못 하고 있다. 입사 대기자들은 차가운 날씨에 공장 앞에서 ‘함께 일하고 싶다’고 적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중에는 입사 신체검사까지 통과하자 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사람도 있다고 한다.

2교대 근무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도 일반화돼 있고 부산의 르노삼성차도 작년에 2교대 근무로 전환했다. 가뜩이나 일자리가 부족한 전북지역에서 700명이라는 신규 일자리는 결코 적지 않다. 현대차 전주공장의 2교대 근무에 따른 생산량 증가에 대비해 시설과 인력을 늘린 50여 부품업체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공장 노조원들은 이웃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을 방해하면서까지 자기들만 덜 일하고 편히 살겠다는 심보가 아닌가.

일부 근로자는 2교대 근무를 하면 연장근무와 특근이 줄어 임금이 깎이고 갑자기 불황이 닥쳐 일감이 감소하면 고용이 불안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회사는 노사합의안을 통해 주 4회 특근을 보장하고, 사장 명의의 고용보장 각서를 노조에 전달했다. 회사가 충분히 성의를 보였음에도 2교대 전환을 가로막는 조합원들은 지나친 이기심과 도덕적 해이를 비난받아 마땅하다.

노조 지도부 선거를 의식한 파벌들의 선명성 경쟁까지 가열돼 사태가 더 꼬이는 모양이다. 도요타를 앞서는 생산성을 기록했다는 중국 베이징 현대차로 일감을 옮겨가야만 전주공장 노조는 정신을 차릴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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