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두 번의 실기

  • 입력 2006년 12월 2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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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자주 오는 게 아니다. 정상급 프로기사들 간의 실력 차이는 거의 없다. 단지 기회를 잡느냐 못 잡느냐에 따라 지위가 달라질 뿐이다. 원성진 7단은 올해 승률 75%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성적이 좋다. 슬럼프라고 단정 지을 만한 시기도 없었다. 꾸준한 성적을 내는데도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면 역시 한 방이 부족했다는 얘기다. ‘송아지 삼총사’인 최철한 9단이나 박영훈 9단보다 한 걸음 처지게 된 이유다.

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원 7단이 공격해야 할 장면에서 두 번씩이나 후퇴한 것은 이 바둑의 미스터리다. 중요한 승부여서 긴장한 탓일까. 먼저 흑 83으로는 84의 곳으로 강하게 압박해야 했다. 백 84가 놓인 뒤 흑 85의 공격은 ‘뒷북’을 친 꼴이다.

흑 147이 마지막 패착이다. 참고도 흑 1로 차단해 백대마를 호되게 괴롭혀야 했다. 흑 9까지 패가 최선인데 다른 곳을 두 번 연타해 패의 대가를 찾았다면 계가를 해볼 만했다. 백 148로 이어가서는 미세하나마 형세가 결정됐다. (130·250…52, 143·252…127, 231…58의 곳) 252수 끝, 백 2집반 승.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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