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특집]현장에서/강남 부동산열기 식지 않는 3가지 이유

  • 입력 2006년 11월 22일 02시 56분


코멘트
A은행 서울 강남지역 지점에서 프라이빗뱅커(PB)로 일하고 있는 김모 씨. 요즘 김 씨는 아침에 부동산 관련 기사를 꼼꼼히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자신을 찾는 고객들이 대부분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예금이나 펀드에 들어 있는 돈을 부동산 쪽으로 돌릴 궁리를 하는 고객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했다.

PB들은 정부가 아무리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더라도 이런 추세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크게 세 가지다. ‘부동산 불패론’, ‘대통령 선거를 앞둔 경기 부양론’, ‘토지보상 자금 유입론’.

‘부동산 불패론’은 ‘서울 강남지역 집값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강남 불패론’으로 요약된다. 현 정부 들어서 ‘세금폭탄’ 등 각종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그럴수록 강남 아파트에 대한 믿음은 더욱 굳건해졌다는 것.

현 정부 실세들이 국민에게는 강남 아파트를 사면 손해 볼 것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강남 아파트를 산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동산 불패론’은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대선을 앞둔 경기 부양론’은 역대 정권에서 여러 번 경험했던 만큼 이번에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PB들은 보고 있다. 현 정부는 지지도가 낮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를 띄우는 방식으로 경기 부양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겠다던 정부가 신도시 개발 확대 등 공급 정책으로 선회한 것이 경기 부양 의지를 예고하는 징후라는 것이다.

‘토지 보상자금 유입론’은 현 정부가 전국 곳곳에서 추진 중인 개발사업의 후유증으로 보인다. 행정복합도시 등 각종 개발사업을 위해 땅을 수용하면서 지급한 보상금이 서울 강남 등 인기 지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와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앞으로 지급할 적잖은 보상금이 부동산 시장 과열에 일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한 PB는 “요즘 강남지역 부유층 고객들은 ‘이 정부가 한 번 더 집권하면 집값은 더 오를 것’이라는 농담을 자주 한다”고 귀띔했다.

송진흡 경제부 기자 jinh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