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기자의 퀵 어시스트]특급스타 코비의 기본기 강조

  • 입력 2006년 9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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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농구(NBA) 최고 스타로 꼽히는 코비 브라이언트(28·LA 레이커스)가 지난주 한국을 찾았다. 나이키 초청으로 방문한 그는 기자회견장에서 “농구를 하면서 가장 뜻 깊은 순간은 언제였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의 입에서 어떤 대답이 나올까 잠시 생각해 봤다.

NBA 3년 연속 우승, 지난시즌 첫 득점왕 등극, 지난 시즌 한 경기 81점 기록, 2002년 올스타전 최우수선수, 1997년 올스타전 슬램 덩크 콘테스트 1위….

1996년 18세의 어린 나이에 고졸 신인으로 NBA 데뷔 후 그가 이룬 숱한 영광의 장면이 떠올랐다.

하지만 정작 그는 달랐다.

“지난해 올 디펜시브 퍼스트팀에 뽑힌 게 기억에 남네요.”

브라이언트는 NBA에서 가장 수비가 뛰어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했다. 그의 화려한 개인기와 폭발적인 공격력을 떠올리면 의외의 답변이었다.

농구의 기본이 되는 수비야말로 어떤 기술보다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그러면서 “수비에 대한 열정이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고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든도 현역 시절 이 부문에 8차례나 선정된 걸 보면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기자회견 후 브라이언트는 서울 광신상고 등 국내 고교 유망주 14명에게 직접 농구를 가르쳤다. 대개 이런 행사는 ‘수박 겉핥기’에 그치기 쉽지만 그는 일일이 지도를 하며 어린 선수들의 어설픈 수비에 고함까지 치는 열의를 보였다. 매일 슈팅 1000개를 넣어야만 훈련을 마쳤다는 자신의 일화도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훈련할 때 그저 1000개를 던졌다는 식으로, 그 내용보다는 단순한 수치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아 대조를 이뤘다.

브라이언트의 한국 방문 일정은 분 단위로 스케줄이 나눠질 만큼 바쁘게 돌아갔고 짧은 시간이었으나 충실한 기본을 강조한 그의 모습은 어린 농구 꿈나무뿐 아니라 다음달 시즌 개막을 앞둔 프로농구팀들에도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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