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韓총리, 국가 正體性과 국익 지켜주길

  • 입력 2006년 4월 2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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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첫 여성 국무총리가 탄생했다.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쉽게 인준 받은 한명숙 총리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신봉한다” “한미공조가 가장 중요하다”는 등 헌법과 국가 현실에 부합하는 인식을 보여 주었다.

이해찬 전 총리의 오만과 독설(毒舌)에 상처받았던 국민은 한 총리의 온화한 모습에 적이 안도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독재자의 딸”이라고 했던 데 대해서도 “적절치 못했다”고 사과했다. 갈등을 부추기기보다 포용과 화합에 힘쓰겠다는 각오로 읽힌다.

이 전 총리는 실세(實勢) 총리로 불리며 권한은 많이 행사했지만 끊임없이 분란(紛亂)을 일으키며, 겉모양과는 달리 실상은 내실(內實)이 취약한 행정을 해 왔다고 우리는 본다. 한 총리는 전임자의 실패를 거울삼아 여론에 귀 기울이고, 국민의 괴롭고 답답한 곳을 구석구석 살피는 진정한 ‘모성(母性)의 행정’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한 총리는 또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을 갈라놓는 정치를 버리고 국민의 힘을 모으는 국정을 하도록 적극 보좌하면서 직언도 서슴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재야(在野) 여성운동의 맏언니’로 불려온 한 총리가 이념적 강성(强性) 발언을 해온 데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가 적지 않다. 청문회에서도 그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경제 교류협력을 통해 북의 개방을 유도하는 것이 해결의 지름길”이라고 말했고 ‘납북자’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편의상 우리끼리 (그렇게) 부르는 것”이라며 북측 논리를 따르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본인과 남편의 통일혁명당사건 연루 의혹도 명쾌하게 해명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가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뿐 아니라 대한민국 정체성을 수호해 국익에 기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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