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황수연]비인기 체육종목 육성 절실하다

  • 입력 2006년 3월 14일 03시 04분


14년 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지막 날 황영조 선수는 선두를 달리던 일본의 모리시타 고이치를 막판에 따돌리고 마라톤의 월계관을 차지했다. 그러나 당시 한국에는 육상 중장거리팀 육성 학교가 10여 개밖에 없었다.

그런데 며칠 전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나이 어린 김연아 선수가 세계 최강이자 일본 빙상의 희망인 아사다 마오 선수를 물리치고 우승하는 쾌거를 올렸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100년사에서 세계대회 첫 우승이었다. 또 쇼트트랙 선수들은 지난달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6개나 획득했다.

그러면 우리의 빙상 상황은 어떠한가? 마라톤보다 더 열악하다. 연습 공간이 충분치 못함은 물론이고 각종 협회와 연맹에 등록된 전국 초중고교의 빙상 선수는 436명에 불과하다. 더구나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피겨 종목은 선수가 15명뿐인 것이 학교체육의 현실이다.

그동안 정부는 비인기 종목의 지원에 인색했다. 그 때문에 이런 비인기 종목은 대부분 학부모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모든 올림픽 출전 선수의 텃밭은 학교체육이다. 전국소년체전을 통해 발굴하고 육성한 선수들이 성장해 세계를 제패하고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체육의 뿌리인 학교체육이 정부의 정책 부재와 예산 부족으로 점점 위축되고 있다. 7년 전에는 초중고교 선수가 11만 명이 넘었으나, 현재는 7만5000명 정도로 3만여 명이 감소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만 수천억 원씩 지원하고 꿈나무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선 학교는 등한시한다면 달콤한 열매만 취하면서 묘목은 돌보지 않는 격이다. 학교체육은 국민체육의 근간이다. 엘리트체육, 사회체육의 활성화는 바로 뿌리인 학교체육에 달려 있는 것이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비인기 종목인 피겨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연아 선수의 장한 쾌거에 모든 국민은 박수를 보내야 한다. 정부는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준비와 병행해 동계 스포츠의 우수 선수 발굴 육성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오늘날의 스포츠 경기는 국민 전체의 사기와 애국심 함양은 물론 국가 경제 발전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황수연 학교체육진흥연구회장 환일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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