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수이사장 오리발?…李차관 주장과 엇갈려

  • 입력 2006년 3월 9일 02시 59분


한국교직원공제회가 3·1절 골프 모임에 참가한 Y 씨 소유의 Y기업 주식을 대량 매입하던 시기에 Y 씨와 이기우(李基雨) 교육인적자원부 차관, 김평수(金坪洙) 교직원공제회 이사장 등이 지난해 함께 골프를 한 것으로 8일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이사장은 이날 잠시 출근했다 회사를 나간 뒤 밤 12시까지 연락이 되지 않았다.

▽골프 회동 배경 궁금=김 이사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해 12월 이 차관이 가자고 해서 부산에서 골프를 한 번 했는데 그중에 Y 씨가 있었던 것 같지만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차관은 이에 앞서 김 이사장, Y 씨와 몇 차례 골프를 한 사실을 인정하고 “나는 Y 씨를 알고는 있었지만 대면한 것은 총리비서실장이 된 이후”라며 “김 이사장이 부산에서 공직 생활을 했기 때문에 Y 씨와 서로 알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Y기업의 주식을 매입하도록 지시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시한 적 없다. 회사의 실무팀이 알아서 판단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평수-이기우 어떤 사이=두 사람은 경남 출신으로 9급부터 출발해 각각 1급, 차관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비(非)고시의 대부’로 통한다.

김 이사장은 경남 남해 출신으로 K상고를 졸업한 뒤 1968년 부산시교육청에서 9급 교육공무원으로 출발해 부산에서 13년간 근무했다. 이때 Y 씨를 알았을 수 있다. 1980년 당시 문교부에 입성해 총무과장, 국무총리 국무조정실 교육문화비서관, 교육지원자치국장, 강원 경기 서울시부교육감 등 요직을 거쳤다.

경남 거제 출신인 이 차관도 1967년 경남도교육청에서 9급으로 출발해 1981년 당시 문교부에 들어온 뒤 총무과장, 공보관, 부산시부교육감, 교육환경개선국장, 기획관리실장을 지냈다.

이 차관이 김 이사장보다 교육부 입성은 1년 늦었으나 보직이나 승진에서는 이 차관이 약간 앞섰다. 그러나 보직을 떠나 서로 끌어 주고 밀어 주는 막역한 친구 사이로 통한다.

2003년 이 차관이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에서 총리비서실장으로 옮긴 뒤 후임에 김 이사장이 임명된 것도 이 차관이 챙긴 덕분이란 소문이 돌았다.

▽교직원공제회는 어떤 곳=이번에 Y기업의 주식 대량 매입으로 구설에 오른 교직원공제회는 전·현직 교육공무원의 생활 안정과 복리 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정부 보장 교직원 복지기관이다.

1971년 대한교원공제회로 창립됐으나 2004년 한국교직원공제회로 이름을 바꿨다. 회원들이 계좌당 600원씩 50계좌(3만 원)∼500계좌(30만 원)를 적립해 퇴직 후 받는 방식인데 금리가 5.75%로 시중보다 높아 인기다.

현재 자산 규모만 12조7000억 원으로 현금 동원 능력이 높은 기관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중 6조400억 원을 채권 등 유가증권에 투자해 삼성전자 등 55개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

공제회 이사장의 임기는 3년. 교육부 소속단체여서 지금까지 대부분 교육부 1급 또는 차관이 퇴임한 뒤 가는 자리였다. 이사장 14명 중 임영신(任永信·초대), 송정범(宋正範·2대), 김한주(金翰周·6대) 이사장을 제외하고 모두 교육부(옛 문교부) 출신이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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