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3·1절 골프 죄송” 6일만에 직접사과

입력 2006-03-08 03:05수정 2009-10-08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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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주재
이해찬 국무총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3·1절 골프 파문에 대해 처음으로 국민에게 직접 사과했다. 연합뉴스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는 7일 “3·1절에 사려 깊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에게 큰 걱정을 끼쳐 드려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사과하고 “제 문제는 대통령께서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면 말씀을 드리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3·1절 골프 파문 이후 이 총리가 직접 공개 석상에서 사과하기는 처음이다.

이어 그는 “장모님 문병 가는 길에 ‘평소에 알던 부산 사람들’하고 부산 얘기도 듣고 운동을 하려고 했는데 사려가 깊지 못해 물의를 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사실상 사의 표명을 한 뒤 처음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6일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이날은 다소 밝아진 표정으로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어제 병원에 다녀온 뒤 건강이 좀 나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와 정보화추진위원회의를 주재했고 오후엔 규제개혁장관회의도 열었다. 이 총리는 오후 6시 반 청사를 떠나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향했다.

그동안 말을 아끼던 청와대 관계자들도 이날 일제히 입을 열었다.

이병완(李炳浣) 대통령비서실장은 언론사 정치부장들과의 오찬에서 이 총리 문제와 관련해 “난감한 상황이다.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개각과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도 부담”이라며 “당에서는 선거를 고려하겠지만 대통령께서는 국정 운영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부적절한 골프가 잘못됐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면서 “(이 총리의 거취 문제는) 대통령이 여론뿐만 아니라 국정 운영과 정치 상황 등 종합적인 요소를 고려해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분권형 국정 운영은 이 총리를 통해 정착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 총리 공백 시의 국정 운영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백만(李百萬)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총리가 사퇴할 경우 정책에 관한 국가 틀이 흔들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6일 아프리카 순방을 떠나기 직전 이 총리와 만났던 상황을 설명하면서 “대통령은 3·1절에, 더욱이 철도 파업이 있는 날 골프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해 아주 난감해 하는 표정이었다”고 소개했다.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노 대통령이 이번 일로 격노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염려한 것은 사실이나 격노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이 총리 골프 파문의 진상 조사를 위한 국회 국정조사 및 감사원 감사, 국회 정무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재오(李在五) 원내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Y기업 조사 및 처분이 적절했는지를 철저히 따지기 위해 국회 정무위 소집을 요구하겠다”고 했고 이계진(李季振) 대변인은 “국회 국정조사와는 별도로 감사원은 총리실과 교육인적자원부, 공정거래위, 교직원공제회 등 사건 관련 정부 기관에 대해 즉각 감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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