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이택순 청장, 권투 빗대 경찰에 ‘위기탈출 e메일’

  • 입력 2006년 2월 24일 0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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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순(李宅淳·사진) 경찰청장이 조직이 처한 지금의 상황을 코너에 몰린 권투선수에 비유한 내용을 담은 e메일을 최근 15만 경찰관에게 보냈다.

이 청장은 ‘한 걸음 앞으로(One Step Forward)’라는 제목의 e메일에서 “경찰은 지난해 말부터 코너에 몰려 있는데 코너에 몰려 방어만 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며 “가드로 턱과 배 옆구리를 보호하면서 빠른 발놀림으로 코너를 빠져나와야 한다”고 적었다.

시위 농민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찰 수뇌부가 잇달아 물러난 일을 의식한 내용이다.

이 청장은 또 “인생이나 조직 운영이 권투경기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며 “코너에 몰려 소나기 펀치를 맞고만 있으면 그 경기는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이 청장은 “칼끝에 서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혼(魂)을 걸지 않으면 영원히 위기 상태일 수밖에 없다”며 “혼을 다하는 심정으로 정열을 쏟을 것”을 경찰관들에게 당부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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