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도 광고주 이탈

  • 입력 2005년 12월 2일 11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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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1일 밤 자사 간판 뉴스프로그램인 ‘9시 뉴스데스크’를 통해 황우석 교수 배아줄기세포 연구 진위논란을 비중 있게 보도하자, 누리꾼들은 ‘PD수첩’에 이은 제2의 광고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뉴스데스크’는 이날 ‘진위 논란 본격화’ ‘DNA 검사는 어떻게?’ ‘황우석 교수…은둔’ ‘박기영 보좌관…침묵’ 등 4꼭지에 걸쳐 집중 보도해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방송을 본 누리꾼들은 “PD수첩으로 부족해 뉴스데스크까지 나서는가. 짜증나고 실망스럽다”고 비판하면서 뉴스데스크 광고주 명단을 공개했다.

누리꾼들의 항의와 반발이 거세지자 일부 광고주들은 재계약을 포기했으며, 다른 광고주들도 추후 상황을 좀 더 지켜 본 뒤 중단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누리꾼 “정확한 사실 없는 편파적 시각”

누리꾼 ‘이광홍’은 MBC 시청자게시판에 “세계적 과학 잡지인 ‘사이언스’와 섀튼 교수 등 전문가들이 모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하는데 왜 아무것도 모르는 MBC만 나서서 황 교수를 훈계하려 드느냐”며 “MBC는 지금이라도 빨리 황 교수와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김진목’은 “아무리 MBC가 거대 미디어지만 이건 정말 초등학생이 대학생 시험지를 채점하는 꼴”이라며 “정확한 사실도 없고 자기방송국만 살려는 편파적인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김양희’는 “사이언스의 케네디 편집장은 수십 년간 세계의 여러 과학자들의 수많은 논문을 검증해 왔다”면서 “MBC는 과학적 지식이 얼마나 있다고 이렇게 설치고 다니느냐”고 비난했다.

일부 누리꾼들이 MBC를 지지했지만 많은 비판의 목소리에 묻혔다.

광고주 일부 이탈, “불매운동 벌어지면 광고하기 어려워”

광고사들은 “뉴스데스크 광고와 관련한 항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광고는 홍보효과가 목적인데 불매운동이 벌어진다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동원F&B는 당초 12월까지 뉴스데스크 광고를 계약했지만 누리꾼들의 항의로 다음 주부터 광고를 중단키로 했다.

동원F&B 홍보실 관계자는 “항의 전화로 업무가 마비 될 지경”이라며 “불매운동이 벌어질 우려도 있어 홍보효과가 없는 광고는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귀뚜라미보일러 홍보실은 “11월로 계약이 만료됐다. 뉴스데스크와 재계약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이번사태로 광고 중단을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추가계약 계획이 있었더라도 소비자 불매 운동이 벌어지면 광고를 중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화재 관계자도 “뉴스데스크에서 광고를 빼라는 고객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2일 오전에만 십여 통을 받았다”며 “그러나 우리 회사는 광고 계약기간이 9월부터 11월까지로 광고는 나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광고주는 “현재 광고를 계속 유지할지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분위기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MBC의 광고를 담당하는 한국방송광고공사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한국방송광고공사 관계자는 “인터넷에 광고업체 불매운동 리스트가 떠돌아 기업들이 이미지 실추는 물론 영업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며 “지난번에(PD수첩 광고 중단사태) 굉장히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기에 광고주 보호 차원에서 뉴스데스크의 광고주 명단을 외부에 알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지난주 평균 시청률보다 하락했다.

2일 TNS미디어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지난주 평균 시청률인 8.3%에 비해 1.4%포인트 떨어진 6.9%로 집계됐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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