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경찰의 아내는 용감했다

입력 2005-11-17 03:08수정 2009-10-0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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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를 갖다 놓은 데가 어디라고요. 거기 무서운 데 아닌가요. 저를 해치지는 않으시겠죠….”

14일 오후 9시 45분경 경기 용인시 풍덕천동의 한 공중전화 부스. 충남 공주시 소재 식품제조업체 A사를 협박한 범인 엄모(56) 씨는 끊임없이 계속되는 질문 때문에 전화를 끊을 수 없었다.

겨우 돈을 가져다 놓을 장소와 시간을 알려주자마자 경찰관이 들이닥쳤다.

엄 씨가 A사 여직원으로 알고 통화한 사람은 다름 아닌 충남 공주경찰서 강력범죄수사팀 조상규(39) 경사의 부인 이모(38) 씨. 그는 경찰이 범인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도록 통화시간을 최대한 끌었다.

이 씨는 엄 씨가 8월 17일 A사에 “1500만 엔(약 1억5000만 원)을 주지 않으면 제조 식품에 독극물을 넣겠다”는 협박편지를 보낸 뒤 ‘수사요원’으로 투입됐다.

경찰은 처음에 여경을 투입했으나 범인이 나타나지 않아 작전이 실패한 뒤 이 수사에 동원되는 경찰관 수를 줄이기 위해 경찰관 부인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 씨는 A사 여직원을 가장해 그동안 엄 씨로부터 걸려온 11번의 전화를 모두 받았을 뿐 아니라 범인과의 현장 약속 11번 가운데 8번이나 돈가방을 가지고 현장에 나가기도 했다.

충남지방경찰청은 범인을 검거하는 데 도움을 준 공로로 이 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기로 했다.

공주=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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