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파트 인허가에 왜 人事수석이 나섰나

동아일보 입력 2005-11-16 03:03수정 2009-10-0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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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장을 비롯해 야당 국회의원, 시의원, 시 공무원이 줄줄이 구속된 경기 광주시 오포읍 아파트 인허가(認許可)에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실이 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찬용 인사수석이 재임하던 당시 인사수석실에서 건설교통부 담당자에게 인허가가 가능한지를 묻고 불가(不可) 통보가 있자 담당자를 다시 불러 설명하게 했다는 것이다.

아파트 인허가는 대통령인사수석실의 업무가 아니다. 설령 민원이 잘못 들어왔더라도 행정의 업무체계대로 건교부 담당 비서관에게 넘겨주면 그만이다. 그걸 인사수석실에서 직접 나선 데서부터 의혹이 있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정 전 수석은 서남해안 개발사업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두 차례의 문제에서 ‘인사수석’이라는 직책에서도 멀고, 행정 계통에서도 벗어난 일에 개입한 것부터가 잘못이다. 현대 행정은 ‘인치(人治)’가 작용하지 않도록, 공개되고 분화(分化)된 시스템을 통해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다. 정 전 수석 측은 돈만 받지 않으면, 행정 계통에 무언(無言)의 압력을 가하고, 특정 편의를 제공해도 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 또한 엄연히 행정을 왜곡하는 행위요, 질서를 흔드는 행위다.

문제의 민원은 당초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해 승인 불가’ 판정이 났으나, 뒤에 감사원 감사를 거치면서 ‘법령 해석 잘못’으로 지적되어 승인으로 번복됐다. 그러나 현재 문제의 J건설사만 2000여 가구를 지을 수 있는 지구단위계획 승인을 받아 내 불법 로비에 의한 특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전 수석 측은 “민원을 청와대 민원실에 접수시켰을 뿐이다”고 해명했으나 이것도 청와대의 발표와 다르다. 청와대 대변인은 “민원실에는 접수된 적도 없고 인사수석실에서 직접 관여했다”고 밝혔다. 이런 앞뒤 안 맞는 거짓말이 ‘오포 민원’을 더욱 수상하게 바라보도록 하는 요인이다. 검찰은 정 전 수석과 인사수석실의 오포 인허가 개입 여부를 한 점 의혹 없이 밝혀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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