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시아 物流허브 ‘입’으로 만드나

동아일보 입력 2005-11-11 03:08수정 2009-10-0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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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양산(洋山)신항의 1단계 터미널이 28일 개장된다. 부산항이 처리하는 화물의 40%가량은 중국이 수출입하는 환적(換積)물량인데 이 가운데 상당부분을 양산항에 빼앗길 우려가 있다. 미국 유럽 등지로 화물을 직접 보낼 수 있는 양산항은 환적비용의 절반을 깎아주며 물량 ‘싹쓸이’에 나섰다. 효율적인 시스템 덕분에 화물처리 및 체류 시간도 짧다. 양산항의 경쟁력은 ‘안개와 태풍이 잦아 연간 작업일수가 260일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국내 일각의 평가절하와는 달리 국내 항만에 위협적이다.

상하이항은 이미 2003년에 부산항을 제치고 세계 3위의 물류항만이 됐다. 해마다 토사를 준설해도 수심이 얕아 대형선박 접안이 어려운 상하이항은 2개의 섬 사이에 철판을 깔아 양산항 선석(船席)을 만들었다. 3년 반 동안 20억 달러(약 2조1000억 원)를 투입했다. 도시와 항만을 잇는 32km의 둥하이대교는 완공됐고 서울시 절반 크기의 배후 물류도시는 건설 중이다. 물동량으로 홍콩(1위), 상하이(3위), 선전(7위) 등 8개 항구가 세계 20위 안에 들어있는 중국은 물류경쟁에서 저만치 앞서간다.

우리 정부는 ‘동북아경제중심’의 깃발을 내걸고 ‘물류중심, 금융중심’을 외쳐왔지만 하드웨어는 물론이고 소프트웨어에서도 중국의 변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부산항과 광양항을 동시에 키우겠다는 약속은 그럴듯했지만 ‘밀리는 부산항’에 ‘더 초라한 광양항’이 오늘의 모습이다.

동북아 허브항만은 ‘입’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규모의 경쟁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투자를 늘리고 종합물류기지를 개발해 중국에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문한다. 부산항을 자유항으로 바꿔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항만 경쟁력이 더 꺾이기 전에 말이 아니라 행동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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