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규 씨 '민주화유공자' 주장 논란

  • 입력 2005년 10월 26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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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사태’ 26주년을 맞아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에 대한 재평가 논란이 뜨겁다.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지난 25일 “김재규 씨에 대한 ‘민주화유공자’ 심의는 한동안 보류상태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밝혀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인터넷 게시판은 누리꾼들의 찬반 논란으로 후끈 달아올랐고, 포털 사이트들은 26일 긴급 설문조사를 벌였다.

네이버는 ‘김재규 씨의 민주화 유공자 선정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이라는 설문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오후 5시 현재 5919명이 참가했으며 ‘반대’ 72.61%(4298명), ‘찬성’ 27.39%(1621명)였다.


김재규씨의 민주화유공자 인정에 대해 여러분의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찬성
반대
잘 모르겠다


▶ 난 이렇게 본다(의견쓰기)
▶ “이미 투표하셨습니다” 문구 안내

엠파스도 같은 설문조사를 실시해 오후 5시 현재 절반이 넘는 52%(348명)가 ‘민주화운동에 기여했다고 볼 수 없다’고 대답했고, 48% (315명)는 ‘민주화운동 기여했다’고 응답했다.

설문에 응한 누리꾼들의 주장도 분분하다.

ID ‘yj4300’은 “민주화를 위해서는 살인도 용인된다는 것인가”라며 “김재규 씨는 민주화를 위해 박 전 대통령을 시해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민주화를 위해 시해했다면 자신이 평생을 박 전 대통령의 하수인 노릇을 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말했다.

‘jy_s’도 “10.26 사태의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며 “김재규 씨가 어떠한 이념으로 박 전 대통령을 시해했는지는 모르나 그것이 범죄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재규 씨의 민주화 유공자 인정에 찬성하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mkh1026’은 “김재규는 유신에 환멸을 느끼고 민주화에 깨어있는 자였다”라며 “박 전 대통령을 시해한 것은 그의 구국적 결단인 것이다. 자기 자신의 목숨이 사라질 걸 알면서도 거사를 실행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yoonjk2004’은 “박 전 대통령 없이 한국의 경제기적은 없었겠지만, 김재규 씨 없이는 독재 권력을 하야시키는 민주화가 절대로 불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박 전 대통령과 김 씨는 한국의 경제발전과 민주화에 있어 가장 큰 두 개의 기둥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민주화보상심의위는 지난해 8월 분과위원회에서 김재규 씨의 ‘민주화유공자’ 판단 심의에 관해 ‘인정’이나 ‘기각’으로 결론내리지 못하고 ‘보류 및 계속 수사’ 판정을 내렸다. 이에 앞서 김재규 명예회복추진위는 지난 2001년 김 씨의 오촌조카인 김진백 씨를 통해 민주화운동 관련자 인정신청을 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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