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인터넷신문에 재갈 물리려하나”

  • 입력 2005년 8월 23일 15시 17분


코멘트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사진)가 23일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뉴스 그린박스제’에 대해 “인터넷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법안”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진 교수는 이날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SBS 전망대’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전여옥 대변인이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그린박스제는 인터넷 언론에 강제발론권이라는 재갈을 물리는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그린박스제는 신문이나 방송매체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어서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며 “이 좋은 제도를 신문에도 도입해 24시간 안에 반론을 실어주게 하자”고 비꼬았다.

그는 이어 전 의원이 ‘대졸 대통령’ 발언 보도 등으로 인터넷 언론과 불편한 관계에 있다는 것을 언급하며 “이번 개정안이 이 같은 사실을 반영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또 최근 정치 관련 인터넷 여론몰이에 대해서도 “일부 누리꾼들은 극단적인 행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창사랑(이회창을 사랑하는 모임)’의 지지자가 인터넷에 올린 대통령 총살 글 파문과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의 회원들이 사이버 전사대를 만들어 여론 조작을 시도한 것을 예로 들며 “일부 누리꾼들이 저질 글을 뿌리는 것은 동료 누리꾼들을 대화의 상대가 아니라 선동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인터넷은 그리스에서나 가능했던 직접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열어줬다”며 “인터넷 활동도 일종의 정치행위라면, 내가 어떤 인간이 되느냐는 거기서 어떤 정치를 하느냐에 달려 있지 않을까”라며 성숙한 온라인 문화를 주장했다.

한편 ‘그린박스제’는 ‘언론중재 및 피해 구제에 관한 법’을 일부 개정한 것으로, 인터넷 언론의 보도 대상이 된 당사자가 직접 기사 내용에 대한 오류 정정이나 경위 해명, 사과 등의 내용을 담은 소명문을 해당 언론사에 보내면 6시간 내에 관련기사와 함께 게재하도록 의무화한 제도이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