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감독들 “SBS 잡으려면 존스는 풀어 놓아라”

  • 입력 2005년 2월 28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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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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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알지만 해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이런 걸 두고 ‘알고도 당했다’고 해야 할까.

‘괴물 용병’ 단테 존스를 앞세워 프로농구 최다연승 타이인 11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SBS. 각 팀 감독이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SBS를 꺾기 위한 비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아직 별 재미는 못 보고 있다.

우선 경기당 30.5점을 퍼붓는 존스의 공격은 어느 정도 허용하더라도 국내 선수들을 철저하게 막아야 한다는 게 공통적인 견해. 코트 안팎에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존스 효과 때문에 양희승 김성철 이정석 등 주전뿐 아니라 은희석 윤영필 김희선 같은

식스맨까지 자신감을 얻은 게 사실이다.

12연승 신기록 달성 여부가 걸린 1일 SBS전을 앞둔 KTF 추일승 감독은 “존스는 협력 수비보다는 게이브 미나케에게 1 대 1로 맡기고 슈터 봉쇄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안준호 감독은 “SBS는 득점 분포가 내·외곽에서 고르다”며 “어느 한쪽 수비에 치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로 사령탑들은 존스의 공격 리바운드를 줄여야 승산이 있다는 데도 입을 모은다.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덩크슛 또는 손쉬운 2차 공격은 팀 사기를 확실하게 떨어뜨린다는 것.

최희암 MBC 해설위원과 김태환 SBS 해설위원은 “바둑의 사석 작전처럼 거친 파울과 밀착 마크로 존스를 괴롭히는 것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훈수했다.

하지만 엄청난 점프력과 체공력을 지닌 존스는 패스 능력이 뛰어난 데다 자유투 성공률도 높아 파울 작전도 별 소득이 없을 때가 많다.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하고 있는 SBS의 목에 과연 누가 방울을 달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동료 잘 만나 연승” 존스 겸손하기까지

28일 안양체육관 SBS 라커룸에서 만난 단테 존스는 자신을 ‘퍼즐 한 조각’에 비유했다.

“SBS엔 99개의 퍼즐 조각이 있었어요. 내가 합류하면서 딱 100개를 채우게 된 것 같아요.”

SBS가 11연승을 달릴 수 있었던 것은 결코 혼자만의 힘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존스는 “팀의 실력이 갑자기 는 것보다는 모든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게 됐고 팀워크가 강해진 것 같다”고 연승의 배경을 설명했다. 70%에 이르는 높은 2점 슛 성공률의 비결에 대해선 “동료 슈터들이 워낙 뛰어나다보니 내게 더블팀이 안 붙어 그런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엄청난 점프력과 체공력은 훈련을 통해 얻어진 게 아니라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또 체력부담에 대한 질문엔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이 정도 스케줄은 충분히 소화했다”면서 “앞으로 견제가 심해지겠지만 동료들과 힘을 합치면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득점에 묶이더라도 20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올린다면 승리할 수 있다는 것.

득점왕으로 남들의 기억에 남기보다는 우승 반지를 끼고 싶다는 존스는 “KTF는 용병이 좋아 껄끄럽지만 내일 꼭 이겨 12연승 신기록으로 역사에 남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안양=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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