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3의 변호사단체 ‘市辯’에 거는 기대

  • 입력 2005년 1월 16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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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감시와 소외계층의 권리 구제를 표방하는 새로운 변호사단체인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이 창립된다. 진보적 성향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참여정부 들어 권력화하고, 보수적 성향의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헌변)’은 기득권의 틀에 갇혀 있는 것을 우려하고, 반성하면서 ‘제3의 길’을 모색한다는 30, 40대 주축의 변호사 모임이다.

지난해 우리는 대통령 탄핵과 수도 이전의 합헌성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놓고 법률가들이 각자가 처한 정치적 입장과 친소 관계에 따라 극명하게 갈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공정 엄정해야 할 법률가들이 소속 변호사 모임에 따라 두 편으로 나뉘어 상대편을 공격하면서 적대적 법률 논박을 일삼는 것도 지켜봤다. 일부 변호사는 헌재 결정을 놓고 헌재의 존립과 헌재 재판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폄훼하는 경우마저 있었다.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들의 정치적 성향과 입맛에 따라 법이 정반대로 해석되는 것을 보면서 국민은 가치 혼돈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민변 출신 변호사들이 국회와 행정부의 요직에 대거 진출하면서 ‘실무 경험보다는 의식에 치우친’ 변호사들의 권력화와 이들과 인연이 있는 일부 로펌의 문전성시(門前成市)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또 변호사의 자질 미달 및 부도덕한 사건 수임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연내에 대법관 6명이 교체되는 것을 계기로 변호사단체의 ‘우리 편 심기’가 노골화될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런 점에서 제3의 변호사단체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수호하는, 양심적이고 합리적이며 자기희생적인 대안(代案)세력이 되어 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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