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여자 프로농구 용병 6인의 ‘코트밖 생활’

  • 입력 2005년 1월 14일 17시 58분



《‘사교파’ ‘방콕파’ ‘전화파’…. 여자프로농구 외국인선수는 각 구단에 1명씩 모두 6명. 이 중 신한은행 트라베사 겐트(34)만이 4시즌째 한국 코트를 찾았고 나머지 5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두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무대에서 활약하다 온 이들은 6인 6색이라 할 만큼 개성이 뚜렷하다. 이들의 코트 밖 한국 생활은 어떨까?》

▼사교파▼

득점 1위를 달리는 앨러나 비어드(23·신세계)가 대표적. 지난해 농구 명문 듀크대를 졸업하고 WNBA에 진출해 신인왕에 올랐다. 비어드는 어울리기를 좋아해 동료들 방에 찾아가 장난치기 일쑤다. 숙소에서 혼자 가만히 있는 법이 없다. 국내 선수들이 매운 것을 먹으러 외식을 나갈 때조차도 비어드는 자신이 먹을 것을 싸들고 따라나설 정도.

▼방콕파▼

국민은행 니키 티즐리(26)는 WNBA 2004시즌 어시스트 1위를 차지한 스타. 팀 동료들은 오전 오후 하루 2번씩 연습하지만 티즐리는 하루에 딱 1번만 코트에서 몸을 푼다. 나머지 시간은 자신의 방에서 ‘방콕’하며 꼼짝도 안 한다. 식사도 매니저가 패밀리레스토랑에서 가져온 것을 방에서 혼자 먹는다. 하루 종일 누워 TV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는 게 일과.

▼전화파▼

용병선수 중 기혼자는 겐트와 금호생명의 샬론다 이니스(31). 이니스는 벌써 두 아들(2세, 14세)을 두었다. 겐트는 미국에 있는 남편과 아침저녁 하루에 2번 어김없이 통화한다. 하루 통화시간만 장장 3시간. 이영주 감독이 농담 삼아 “이태원에 나가서 멋진 남자들 구경도 좀 해보라”고 권하자 겐트가 “난 남편밖에 모른다”며 정색했다는 후문.

▼가족파▼

우리은행 켈리 밀러(27)는 역시 WNBA에서 뛰고 있는 쌍둥이 동생 코코 밀러와 그림자처럼 붙어 지낸다. 계약 조건이 동생 코코 밀러를 매니저로 대동하는 것. 닭 가슴살 삶은 것을 즐겨먹는 것도 특이하다. 몸 관리에 철저해 쌍둥이 자매가 밤늦게까지 주로 지내는 곳은 웨이트 트레이닝장.

▼수도승파▼

삼성생명의 아드리안 윌리엄스(28)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 구단 버스로 이동할 때는 물론이고 숙소(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가까운 강남역에 쇼핑 나갈 때도 가스펠이 담긴 CD플레이어를 꼭 챙긴다. 용산 미8군 교회에 나가지만 일요일 경기 땐 부득이 혼자 기도로 대신한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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