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2005 이 선수]이경수 “삼성 독무대 내가 끝낸다”

경기 수원시 LG화재인재니움체육관에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다지고 있는 남자배구 최고의 거포 이경수. 그는 프로배구 원년인 올해 그동안의 부진을 떨고 대도약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전영한 기자

‘코트의 풍운아’ 이경수(26)의 어깨는 무겁다. 지난해 V투어에선 팀이 실업 4개 팀 중 꼴찌로 떨어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드래프트 파동’으로 배구의 인기하락에 일조한 원죄도 갚아야 할 빚. 2002년 슈퍼리그가 무산된 게 드래프트 합의를 깨고 자유계약으로 LG화재에 입단한 자신 때문이었으니까.

이경수가 다음 달 20일 출범하는 프로배구 원년리그인 ‘2005V리그’에 남다른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팀과 배구계에 진 빚을 값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주위의 높은 기대 속에 의욕이 넘쳐 무리한 탓일까. 이경수는 신년 벽두부터 몸살증세로 고생 중이다. 하지만 목소리는 밝고 힘이 넘친다. 지난 시즌 중반 팀을 맡은 신영철 감독의 의욕도 좋은 자극제.

“기침을 조금 하는데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에요. 대학시절 무릎 수술을 받은 뒤로 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아픈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아주 좋습니다.”

이경수는 LG화재 입단 이후 대회가 없어 2년 가까이 허송세월했다. 팀들 간의 극적인 합의로 지난해 겨울리그가 재개됐지만 그는 병역문제를 해결하느라 시즌 중반에야 합류해 이번 대회가 사실상의 데뷔무대나 마찬가지.

그래서 어느 때보다 동계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프로배구 개막을 기다리는 건 저 만이 아닐 겁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두 배는 더 땀을 흘리겠다는 각오로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경수의 올 시즌 목표는 두 가지. 개인적으로는 공격종합 1위에 올라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고 팀에는 ‘철옹성’ 삼성화재의 벽을 뛰어넘어 우승컵을 안기는 것. 그는 한양대 3, 4학년 때 쟁쟁한 실업선수들을 제치고 공격종합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에 오르며 최고 공격수의 영예를 차지한 적이 있다.

“동료들이 우리는 배구팀이 아니라 육상팀이라고 할 만큼 훈련강도가 높아요. 몸은 고달프지만 그만큼 체력이 좋아지고 있어 만족합니다.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이룰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듭니다.”

김상호 기자 hyangsan@donga.com

▼이경수는 누구

△생년월일=1979년 4월 2일

△신체 조건=197cm, 90kg△포지션=레프트

△출신교=유성초-대전중앙중고교-한양대

△소속팀=LG화재(2002년 입단)

△별명=탁구공(워낙 탄력이 좋아 탁구공처럼 팡팡 튀어 오른다고)

△주요 수상경력=1998년 슈퍼리그 신인선수상(대학부), 2000년 슈퍼리그 베스트6상, 2003∼2004V투어 신인선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