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 튼튼해야 생활이 즐겁다]<1>과민성 장증후군

  • 입력 2005년 1월 2일 17시 03분


코멘트
설사 변비 복통이 대표적 증세인 과민성 장증후군은 심각한 중병으로 발전하지는 않지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평소 마음을 편하게 먹고 음식을 조금씩 나눠 먹는 게 좋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설사 변비 복통이 대표적 증세인 과민성 장증후군은 심각한 중병으로 발전하지는 않지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평소 마음을 편하게 먹고 음식을 조금씩 나눠 먹는 게 좋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직장인 결근 사유 2위, 소화기내과 외래 환자의 30%, 국내 인구의 5%가 현재 걸려있으며 70%가 1년에 한 번 이상은 꼭 앓고 지나가는 병…. 바로 과민성 장증후군이다.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한 조사결과 환자의 40% 정도가 일이나 여행, 레저, 식사, 성관계에 ‘심각한’ 제약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 병이 아니다?

내시경 검사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해도 이상 부위를 찾지 못한다. 그래서 병이라 못 부르고 ‘증후군’이라 부른다. 증상을 토대로 ‘대장이 과민해서 생겼을 것’이라고 진단하는 것.

과민성 장증후군은 궤양성 대장염이나 대장암처럼 심각한 병으로 커지지는 않는다. 남성보다 여성이 3배 정도 많고 보통 35세 이전에 많이 발병한다. 나이가 들수록 환자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복통과 변비, 설사가 대표적 증상이다. 한 가지만 나타날 수도 있고 번갈아서 나타날 수도 있다. 속이 부글부글 끓기도 하고 배가 팽팽해지기도 한다. 갑자기 대변이 마려워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한다. 변에 점액질이 섞일 수 있지만 피가 나오는 법은 없다.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장 근육이 지나치게 수축하거나 반대로 운동이 너무 약해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고 추정할 뿐이다. 식중독, 장염 등의 후유증으로 일시적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1년 이내에 대부분 사라진다.

○ 음식 가려먹고 마음 편하게

병원에서는 약물과 식이요법, 운동요법을 병행한다. 사람마다 증상이 달라 일률적으로 치료법을 정하기는 어렵다. 의사와 먼저 상담을 하는 게 좋다.

증상은 없어졌다가도 나타나기 때문에 완치는 어렵다. 모든 치료법을 동원해도 환자의 5%는 전혀 좋아지지 않는다.

따라서 마음을 편안하게 먹는 게 가장 중요하다. 스트레스는 과민성 장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대장 안에서 음식물의 이동속도가 빨라지고 비정상적으로 대장운동이 활발해진다.

게다가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의 8∼15%는 불안 또는 우울증세를 보인다. 평소 긴장을 완화하는 명상이나 단전호흡이 증상 해소에 도움이 된다.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 4명 중 3명은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은 직후 복통이나 설사를 경험한다. 소화 과정에서 가스가 과도하게 만들어지는 반면 흡수는 빨리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음식으로 가장 대표적인 게 치즈, 요구르트, 우유 등 유제품이다. 밀가루 음식, 초콜릿, 알코올, 토마토, 옥수수, 양파, 소고기, 오트밀, 백포도주 등도 ‘거부반응’을 보일 수 있다.

특히 우유는 한국인의 60%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부반응을 보인다. 그렇다고 영양이 풍부한 우유를 안 먹을 수는 없다. 대체로 하루에 0.25L 이하이면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다.

결국 거부반응을 보이는 음식을 소량씩 여러 번 나눠 먹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변비가 주된 증상이라면 평소 물과 식이섬유를 많이 먹어주어야 한다. 최근 콩에 들어있는 올리고당 성분이 변비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여러 차례 나왔다.

(도움말=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원호 교수, 대항병원 소화기내과 박종호 진료부장)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