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종부세 당론채택 ‘시끌시끌’

  • 입력 2004년 11월 12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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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열린우리당이 확정한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안 처리가 국회 제출을 앞두고 여당 내 이견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12일 정책의원총회를 두 차례나 열고 개편안을 당론으로 채택하려 했지만 일부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해 당론 채택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이날로 예정됐던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안의 국회 제출은 불발됐다. 당정은 11일 개편안을 확정했지만 의원입법 발의 형태로 국회에 제출키로 해 여당의 당론 채택이 선행돼야 한다.

이날 두 차례 열린 의총에서 일부 의원들은 “국민의 재산권을 훼손하고 졸속 집행이 될 수 있다”며 법안 제출에 이견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상민(李相珉) 의원은 “이 법안은 결과적으로 거래세와 보유세를 모두 높이는 셈”이라며 “이에 따른 조세저항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며 점진적인 개선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이어 “동토(凍土)에 아무리 좋은 씨앗을 뿌려봤자 제대로 싹을 틔울 수 없다”면서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세제개편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당론결정 과정의 문제점도 제기했다. 그는 “재경위 위원인 나도 개편안을 신문을 보고 알았다”면서 “당정이 정책을 모두 확정하고 난 뒤 당론을 수렴하는 것은 앞뒤가 뒤바뀐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동철(金東喆) 의원은 “보유세를 강화하려면 거래세를 더욱 낮춰야 한다”고 문제점을 제기했고, 이시종(李始鍾) 의원도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하려면 70평형 이상은 국세청 기준시가가 9억원에 못 미치더라도 시가로 종합부동산세를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광원(韓光元) 의원은 “과세액에 대한 이의 제기 절차 마련 등 제도적 미비점을 먼저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공개 의총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너무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 아니냐며 신중론을 제기하는 의원들이 상당수 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열린우리당은 15일 정책의총을 다시 열어 당론 채택을 재시도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이 “충분한 당내 의견 수렴과 국민에 대한 설득이 필요하다”며 뜻을 굽히지 않을 태세여서 개편안 처리는 진통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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