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밴디트’… 21세기, 의적의 신화는 왜 계속되나

  • 입력 2004년 11월 12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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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디트/에릭 홉스봄 지음 이수영 옮김/318쪽 1만5000원 민음사

‘혁명의 시대’와 ‘자본의 시대’라는 대작을 쓴 저자는 이 두 작품을 쓰는 사이에 산적 또는 의적 연구에 몰두했다. 산적은 권위에 복종하지 않고 권력의 테두리 밖에 선 사람들이다. 혁명가나 사회적 반란자는 아니며 다만 권력에 굴복하기를 거부한 농민들이다.

그런데 저자는 국가가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 능력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20세기 후반에 산적의 재출현이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그들은 멕시코 사파티스타, 아일랜드공화국군(IRA), 콜롬비아 혁명군 등이다.

이들과 고전적 의적의 공통점은 모두 민중에게 ‘신화’가 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현대의 의적이 선전과 홍보의 수단으로서 신화를 원한다면, 고전적 의적은 자기보상으로서 신화를 원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고전적 의적 신화가 현대 산업사회에도 이어진다고 보았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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