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출범 21년 민속씨름 붕괴 위기

  • 입력 2004년 11월 9일 1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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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 스포츠인 씨름 하나도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가.”

1983년 출범한 민속씨름이 21년 만에 붕괴될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 전통 스포츠로 이만기 이준희 이봉걸 강호동 등 스타선수들을 탄생시킨 민속씨름은 1980년대에 최고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경제난 등의 여파로 3개팀으로 급격히 줄어든 데다 최근 창단 20년을 맞은 LG투자증권씨름단이 해체 수순을 밟으면서 민속씨름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현재 민속씨름은 현대중공업 신창건설과 LG투자증권의 3개팀 50여명의 선수가 전부. LG투자증권은 LG카드의 부도 여파로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되면서 해체를 눈앞에 두고 있다. LG투자증권씨름단의 차경만 감독은 “우리금융은 물론 모기업인 LG에서도 팀을 계속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씨름단이 해체되면 나머지 2개팀만으로는 대회 운영조차 어려운 상황.

1996년 8개였던 프로씨름단이 이처럼 초라하게 전락한 것은 기업의 외면과 정부의 지원부족 때문. 한국씨름연맹의 한 관계자는 “씨름은 다른 프로스포츠에 비해 운영비가 훨씬 적게 들지만 민속씨름이 젊은 이미지에 맞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기업이 운영을 기피하는 데다 정부가 기업 법인세 감면 혜택 등을 주지 않는 바람에 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씨름의 위기는 일본의 대표적인 민속 스포츠인 스모의 활황과는 대조적. 스모는 정부와 기업의 지원 아래 800여명의 프로선수가 활약하고 있으며 정기적인 시범공연 등으로 스모의 세계화를 꾀하고 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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