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 打·打·打… 승부원점

  • 입력 2004년 10월 24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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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부터 기선제압‘무승부는 없다.’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현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삼성의 2번타자 김종훈(왼쪽)이 0-1로 뒤진 1회말 2점 왼쪽 홈런을 날려 2-1로 역전을 시킨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대구=연합
1회부터 기선제압
‘무승부는 없다.’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현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삼성의 2번타자 김종훈(왼쪽)이 0-1로 뒤진 1회말 2점 왼쪽 홈런을 날려 2-1로 역전을 시킨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대구=연합
김응룡 감독에게 ‘우승 청부’를 한 뒤 2002년 첫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긴 했지만 이전까지 7회 연속 좌절을 맛봤던 삼성. 그 ‘저주’의 중심에 만년 기대주 김진웅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김진웅은 2000년 15승을 올리는 등 삼성 마운드의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지만 포스트시즌만 되면 고개를 숙인 전형적인 ‘새가슴’ 투수. 데뷔 첫해인 1998년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패배를 시작으로 올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15경기에 나가 단 1승도 건지지 못한 채 8연패의 수렁을 헤맸다.

게다가 삼성은 이틀 전 수원 2차전에서 6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올인 작전을 펼쳤지만 앞서던 경기를 무승부에 그쳐 1패1무를 기록했다. 24일 대구 3차전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외나무다리. 그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김진웅의 투구는 반짝반짝 빛이 났다.

2차전과 마찬가지로 경기 개시 사이렌이 울리기 무섭게 치열한 난타전이 벌어졌지만 김진웅은 2회까지 4안타 3실점해 3-3으로 맞선 3회부터 중심을 잡기 시작했다. 2회 2사후 브룸바부터 3회 이숭용 심정수 박진만의 4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시리즈 타이기록을 세우는 등 6회까지 단 1개의 안타만 허용하며 무실점 행진.

김진웅은 4-3으로 앞선 4회 수비에서 김동수의 강습타구를 잡으려다 놓쳤지만 글러브에 맞은 공이 1루수 양준혁 쪽으로 굴러가 아웃카운트를 늘리는 행운도 따라 포스트시즌 첫 승을 예감케 하기도 했다.

김진웅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삼성은 3회 2사후 연속 볼넷으로 만든 1, 2루에서 김한수가 왼쪽 적시타로 결승타를 장식. 이어 4회에는 박한이가 2타점 적시타, 5회에는 김한수, 7회에는 양준혁이 쐐기 1점 홈런을 날렸다. 삼성이 8-3으로 대승.

삼성이 1회부터 5회까지 올린 연속 이닝 득점은 포스트시즌 타이기록, 또 7회 점수를 더한 6이닝 득점은 신기록이다.

반면 현대는 2차전 정민태(2회 1사까지 5안타 2볼넷 6실점)에 이어 이날 김수경마저 4회 1사까지 5안타 3볼넷 6실점하고 무너져 선발 로테이션에 차질을 빚게 됐다.

■양팀 감독의 말

▽삼성 김응룡 감독=1무1패였을 때는 많이 뒤진 것 같았는데 오늘 이기고 보니 동률이다. 중간 투수가 많이 지쳐 있어 선발이 5이닝 이상 끌어야 할 상황에서 김진웅이 잘 던졌다. 조동찬의 번트 실패는 작전 없이 본인이 뭔가 해보려다 그리 됐다. 나는 20년 넘게 야구하면서 번트 대본 적이 없는데 번트가 그리 어려운 건지 잘 모르겠다.

▽현대 김재박 감독=경기 초반에 선발 김수경이 무너져 실점을 많이 한 게 패인이다. 반면 김진웅은 3회부터 자신감을 되찾고 잘 던져 대조가 됐다. 브룸바가 인조잔디에 적응을 못했지만 내일 4차전만 치르면 나머지 경기는 잠실에서 하게 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선발 로테이션은 그대로 유지한 채 중간 투수를 잘 활용하겠다.

대구=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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