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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0월 20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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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냐, 삼성이냐.’
재계 라이벌 현대와 삼성이 한국시리즈 패권을 놓고 운명적인 승부를 벌인다.
21일 오후 6시 수원구장에서 막을 올리는 2004삼성증권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여러모로 관심이 가는 대결. 한국시리즈 첫 만남인데다 현대 삼성은 농구 배구 등 모든 종목을 통틀어 소문난 앙숙. 게다가 양 감독의 구원(舊怨)이 얽혀 있어 빅게임이 예상된다.
▽드디어 만났다=양 팀의 한국시리즈 대결은 이번이 처음. 공교롭게도 매년 포스트시즌 성적이 엇갈려 정면대결을 펼치지 못했다. 한국시리즈가 아닌 플레이오프에선 2000년 유일하게 맞붙어 현대가 4연승으로 일방적인 승리를 따냈다.
▽김의 전쟁=1996년 한국시리즈 4차전. 현대 정명원에게 사상 첫 포스트시즌 노히트노런패의 수모를 당한 김응룡 감독(당시 해태)은 “인천 출신 심판들이 현대에 유리한 판정을 내리고 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침체된 분위기를 다른 쪽으로 유도시킨 김 감독은 결국 5, 6차전을 내리 이겨 한국시리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당시 초보 감독 김재박은 이를 두고두고 곱씹었다.
김응룡 감독은 올해에도 시즌 막판 “기아가 현대에 고의로 져 한국시리즈 직행 밀어주기를 했다”고 신경전을 벌여 김재박 감독을 자극했다. 이에 대해 김재박 감독은 “말이 필요 없다. 실력으로 이기면 된다”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용병 vs 용병=포스트시즌이 용병 싸움이 된 건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재계약 문제가 걸려 있는 외국인 선수들은 포스트시즌에서 죽기 살기로 덤비기 마련.
정규시즌 때 죽을 쑤었던 삼성 로페즈는 플레이오프에서 13타수 6안타(타율 0.460)에 결정적인 홈런 두 방으로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는 등 상승세에 있다.
현대 브룸바는 타율(0.343) 홈런(34개) 출루율(0.468) 장타력(0.608) 등 타격 4관왕에 오른 올해 최고의 용병. 둘의 방망이에 팀 우승의 사활이 달려 있다.
▽창 vs 방패=현대는 정규시즌 팀 타율 1위(0.275), 삼성은 팀 평균자책 1위(3.76). 현대 송지만 심정수 브룸바 이숭용의 매서운 방망이를 삼성 배영수 김진웅 권혁 권오준 임창용의 막강 투수진이 어떻게 막느냐가 열쇠다.
▽아킬레스건을 찾아라=현대는 병역비리에 연루돼 출전 정지된 주전 3루수 정성훈의 빈 자리가 커 보인다. 외야수 브룸바가 임시 3루수로 출전하지만 내야 수비 경험이 오래전 일이라 아직 불안하다. 삼성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오른쪽 허벅지를 다친 2루수 박종호가 제대로 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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