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취업 이렇게 하세요

  • 입력 2004년 7월 21일 14시 15분


"공기업은 과거 국가기간산업을 맡고 있다는 공공성을 강조했지만 최근에는 기업가적 마인드를 중시합니다. 객관적인 점수도 중요하지만 기업처럼 면접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한국도로공사 이은성 인사기획과장)

사오정(45세가 정년)에 이어 삼팔선(38세가 정년)이라는 유행할 정도로 기업의 정년보장 개념은 사실상 사라졌다. 이 때문에 직업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보수도 적지 않은 공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정부산하기관인 대한체육회의 입사경쟁률은 779대 1을 기록할 정도였다.

정부의 청년실업해소 대책의 하나로 상반기 공기업 채용이 봇물을 이뤘으나 하반기(7~12월)에는 다소 수그러들 전망이다. 공기업은 지방사무소 근무가 많고 학력과 나이 제한을 폐지하고 있어 지방대 졸업생들에 대한 차별이 덜하다.

또 남녀차별이 적고 정부가 양성평등채용을 목표로 2007년까지 여성 채용 비율을 30%까지 높일 계획이어서 여성 구직자들이 노려볼만 하다.

▽얼마나 뽑나=온라인 취업정보회사인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43개 공기업의 하반기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8개사가 신입사원 선발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개사는 아직 계획을 잡지 못했고 12개사는 신입사원 선발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채용계획이 있는 8개 공기업의 선발인원은 모두 923명. 한국전력이 449명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수출입은행 30명 △수출보험공사 20명 △한국마사회 13명이다.

공기업의 하반기 채용인원이 적은 것은 상반기에 워낙 많이 뽑았기 때문. 수시채용까지 포함하면 상반기에만 3000여명을 뽑았다는게 인크루트의 설명이다.

하지만 주 40시간 근무제가 실시되면서 인력을 충원할 필요가 생겨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수십명 이상을 뽑을 예정이다.

한편 공기업은 전국 전국 각 시·군에 사무실을 두고 있어 해당 지역 출신자를 우대한다는 특징이 있다. 한전은 하반기 공채에서도 서울·경인 지역을 제외한 지역의 채용비율이 74.8%나 된다.

▽객관적 점수가 중요=공기업은 공정성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원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편파성 시비를 없애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점수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 서류전형에서는 학점보다 토익점수를 더 중시하고 필기시험은 필수 코스다.

학점은 전 학년 평균 B학점 이상 확보하는 게 좋다.

토익 고득점은 기본 요건이다. 일반적으로 하한선은 사무직 700점, 기술직 600점이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높다. 또 전문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지원분야의 자격증을 갖고 있으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필기시험 과목은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주로 영어 상식 전공 논술이다.

상식시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신문이나 시사잡지를 반드시 읽으면서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분야의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취업을 목표로 한 기업과 관련된 이슈를 눈여겨 봐야 한다.

최근에는 공기업도 일반기업과 마찬가지로 면접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따라서 tm터디 그룹을 만들어 토론하는 문화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신입사원 선발의 특징=한국전력은 서류전형 통과후 2차시험 평가기준이 논술 100점, 면접 90점, 적성검사 10점 등으로 논술비중이 아주 높다.

논술은 신문사설과 같은 유형의 지문을 제시하고 3,4개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다. 예를들어 '공기업의 기업성과 공익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라는 지문이 나오고 1. 한전의 경우 어떤 요소가 공익적이고 어떤 요소가 기업적인가? 2. 한국전력의 공익성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등에 대한 답을 쓰는 것.

한전 인력충원팀 신기정 과장은 "논술시험이 지원자의 종합적인 지식을 평가하는데 아주 유효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필기시험을 통해 선발예정인원의 5배를 뽑기 때문에 면접이 당락을 결정한다. 특히 외부컨설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남의 생각을 외워서 답하는 것을 가려내기 위해 역량중심면접(CBI)을 개발했다고 한다.

문한용 채용담당 과장은 "예를들어 '이라크 파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는 질문을 하면 실제로는 반대하지만 공기업이니까 찬성한다고 답변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학시절의 써클활동 경험 또는 과거에 직접 경험했던 사건을 주제로 질문해 지원자의 자질과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도로공사에는 프리젠테이션 면접이라는 것이 있다. 예를들어 사무직 행정직은 '실적제와 직업공무원제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설명하시오' 법무직은 '예산과 법률의 관계를 설명하시오, 국회의 국정감사권과 국정조사권에 대해 논하시오' 등을 요구하는 것.

하지만 공기업은 기본적으로 국가의 기간산업을 책임진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면접에서 이러한 자세를 강조하면 좋은 점수를 받는다는 인사담당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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