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컬렉터]<5>세계 희귀카메라 수집하는 김종세씨

  • 입력 2004년 6월 18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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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독일 린호프사에서 만든 대형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한 카메라 컬렉터 김종세씨.-허문명기자
1950년대 독일 린호프사에서 만든 대형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한 카메라 컬렉터 김종세씨.-허문명기자
광고업을 하는 김종세씨(54)는 취미로 사진촬영을 시작했다가 아예 카메라를 모으게 된 이색컬렉터다. 작업에 열중할수록 더 좋은 카메라, 특이한 카메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그는 한번 손에 들어온 것은 절대 내놓지 않으면서 형편될 때마다 하나 둘 카메라를 추가했다. 20여년 모은 것이 무려 3000여점. 렌즈, 액세서리 등 부속품까지 합치면 1만5000점이 넘는다.

소장품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850년 영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마호가니 상자에 담긴 어른 키 높이의 주름상자식 대형 카메라. 1850년부터 1990년까지 카메라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 희귀 카메라만 700여점에 이르지만 “아직 세계 최초라 할 수 있는 1839년산 프랑스제 카메라를 구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한다. 그가 소장하고 있는 국산 카메라로는 1930, 40년대에 만들어져 70년대까지 사용된 사진관용 ‘남대문 표’ 카메라가 가장 오래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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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종류별로 천차만별인 수집품에는 수집가의 열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 우선 용도별로 수중, 군용, 항공촬영용, 보도사진용, 첩보원용, 스튜디오 전용 카메라들이 망라돼 있다. 이 중 첩보원용 손목시계 카메라나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지포라이터 카메라는 실물로 만나기 쉽지 않은 것들이다.

제조업체는 라이카 니콘 미놀타 캐논 등으로 다양하고, 가격대 또한 200만∼300만원대는 물론 고급 승용차 한 대 값에 이를 정도로 폭 넓다. 제조국도 프랑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러시아 라트비아 폴란드 헝가리 체코에 걸쳐 있다.

수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1938년산인 영국제 ‘콤파스’. 카메라 대중화 이전 시기에 나왔으면서도 담뱃갑 3분의 2 크기에 오늘날 카메라의 기능 대부분을 담은 기술력이 놀랍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년반 수소문 끝에 영국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낙찰받았다고 했다.

김씨는 최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70평 규모의 카메라 박물관(02-874-8743)을 열었다. 수집품을 유리진열대에 가득 전시하고 관람객들이 카메라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10월 15일까지 여는 ‘세계 역사적인 카메라’전에는 앤티크 카메라 700여점과 렌즈, 액세서리, 유리건판 필름사진 등이 출품된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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