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기아 마뇽, 공 84개로 끝냈다

  • 입력 2004년 5월 8일 01시 00분


“올 시즌 여러분을 행복하게 해드릴 겁니다.”

기아 외국인 투수 훌리오 마뇽(32)은 2월 하와이 스프링캠프 도착 일성으로 기아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

7일 사직구장. 마뇽이 선발로 등판한 이 경기는 영화 한 편 볼 정도의 짧은 시간인 2시간17분 만에 끝났다.

마뇽은 1회 롯데 톱타자 정수근에게 볼넷, 8회 2사후 김주찬에게 가운데 안타를 맞은 것을 빼곤 퍼펙트 행진을 계속했다. 9회까지 던진 공은 불과 84개. 탈삼진은 5개였고 최고 시속 146km의 강속구와 130km대 초반의 싱커와 체인지업이 위력적이었다.

시즌 1호이자 쌍방울 유현승이 1999년 8월 8일 기록한 뒤 4년9개월 만의 1안타 완봉승. 통산 34호.

마뇽은 기아가 몬트리올 엑스포스에 이적료를 주면서까지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던 메이저리거 출신. 시즌 초까지만 해도 마무리로 쓰려고 했지만 선발진이 조기 붕괴되면서 지난달 15일 보직을 전환했고 이날로 3연승을 거뒀다.

마뇽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기아는 6회 심재학의 2점 홈런, 7회 이종범의 1점 홈런 등을 묶어 5-0으로 완승을 거뒀다.

수원에선 마뇽만큼은 못돼도 현대 김수경이 ‘도깨비 팀’ 두산을 맞아 7회까지 2안타만 내주는 1실점 호투로 4-2 승리를 이끌었다.

1회 브룸바의 선제 2타점 2루타가 빛났고 9회 1사후 등판한 조용준은 9세이브째를 올리며 삼성 임창용, LG 진필중을 제치고 구원 단독 선두에 나섰다.

잠실에선 한화 이영우가 LG 장문석을 상대로 경기 개시 사이렌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1회초 선두타자 초구 홈런을 날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시즌 1호이자 통산 19호. 그러나 승부는 3-7로 뒤진 5회 김재현의 3점 홈런을 비롯해 집중 8안타로 8득점한 LG가 11-9로 역전승.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사직(기아 3승1패)
기 아100

003

1005
롯 데000000

000

0
[승]마뇽(완봉·3승)[패]주형광(선발·2승3패)[홈]심재학(6회2점·7호)이종범(7회·5호·이상 기아)

▽수원(현대 2승2패)
두 산0100000102
현 대20020000×

4
[승]김수경(선발·5승)[세]조용준(9회·2승1패9세)[패]이경필(선발·3패)[홈]김창희(2회·2호·두산)

∇대구(SK 1승)
S K2200000059
삼 성001010020

4
[승]조웅천(8회·3승2패1세)[패]김진웅(8회·2패)[홈]이호준(1회2점·6호)이진영(2회2점·5호·이상 SK)

▽잠실(LG 1승)
한 화1060002009
L G20108000×11
[승]성영재(4회·1승)[세]진필중(8회·8세)[패]김창훈(5회·3승1패)[홈]이영우(1회·6호)최진행(3회3점·3호)이도형(3회3점·5호·이상 한화)김재현(5회3점·3호·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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