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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1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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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롯데와 자유계약선수(FA) 사상 최고액인 40억 6000만원에 계약한 뒤 정수근(27)이 한 말이다.
빠른 발에 폭넓은 수비, 뛰어난 야구센스를 갖춰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톱타자로 여러 구단으로부터 영입제의를 받았던 정수근은 “부산 사직구장에 예전처럼 관중들이 꽉 들어차는 걸 보고 싶다”고 했다.
당시엔 롯데와 계약했으니 의례상 하는 ‘립 서비스’처럼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 뚜껑을 열자 그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롯데가 4연승을 할 때 그 중심엔 톱타자 정수근이 있었다.
4할대를 넘은 맹타에 선수들을 다독이며 파이팅을 유발하는 ‘분위기 메이커’ 노릇까지…. 그라운드에서 슬라이딩하고 엎어지는 바람에 경기가 끝난 뒤 가장 유니폼이 더러운 정수근을 보면서 그동안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던 롯데 선수들은 신선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인터넷으로 상황을 지켜보던 롯데 팬들은 정수근의 안타가 터지자마자 롯데구단 홈페이지에 “역시 정수근”이란 글을 띄우며 열광했다.
지난해 홈 66게임 동안 경기당 평균관중 2283명을 기록한 롯데는 올해 홈 6경기에서 5만5258명이 사직구장을 찾아 경기당 평균관중이 1만명에 가깝다. ‘부산 갈매기’로 새롭게 태어난 정수근이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게 롯데 구단관계자의 분석.
서울에서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긴 뒤 1000여명의 맹렬 팬클럽을 거느리고 있는 정수근은 20일 경기 후 “요즘은 롯데가 지더라도 재미있는 경기를 한다. 이젠 옛날 롯데가 아니다”라며 자랑이 대단했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정수근이 팀과 선수들에 미치는 효과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의 스카우트는 100% 대성공”이라며 만족해하고 있다.
광주=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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