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박종호 “때렸다, 아시아新”…34 연속경기 안타

입력 2004년 4월 15일 17시 42분

1회 말 LG 투수 장문석의 3구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만들고 있는 삼성 박종호(오른쪽). 34경기 연속 안타로 일본 다카하시 요시히코가 보유 중이던 아시아 연속경기 안타 기록을 경신했다. 대구=연합

‘기록 행진은 멈추지 않는다.’

삼성 박종호(31)의 연속 안타 신기록 행진이 드디어 아시아 무대를 뛰어 넘었다. 이제 그의 방망이는 메이저리그의 기록을 향해 달릴 기세다.

1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LG의 경기. 0-0이던 1회말 무사 3루 상황에서 박종호가 왼쪽 타석에 나서자 경기장에는 관중의 함성이 메아리쳤다. LG의 오른손 선발 장문석은 부담스러운 듯 몸쪽에 낮은 볼 2개를 잇달아 던졌다. 침착하게 기다린 박종호에게 이번에는 가운데 높은 140km 직구가 걸렸다. 순간 배트가 힘차게 허공을 갈랐고 ‘딱’하는 소리와 함께 타구는 투수를 넘겨 LG 중견수 이병규 앞으로 굴러갔다. 34경기 연속 안타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는 순간이었다.

박종호 34경기 연속안타 장면

가볍게 1루를 밟은 박종호는 두 팔을 번쩍 들어 4000여 홈팬의 환호에 답했고 관중석에선 기록 달성을 축하하는 34발의 축포와 3400개의 파란색 풍선이 날아올랐다. 전광판에는 ‘박종호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아로새겨졌다.

이로써 박종호는 1979년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의 다카하시 요시히코가 갖고 있던 아시아 기록을 깨뜨렸다. 그는 이제 메이저리그의 조 디마지오(전 뉴욕 양키스)가 갖고 있는 56경기 연속안타에 도전한다.

하지만 이 경기에선 LG가 5-2로 이기며 단독 2위에 올랐다.

부상과 슬럼프에 빠져 헤매던 심정수(현대)와 마해영(기아)은 이날 뒤늦게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하며 이승엽이 빠진 홈런왕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심정수는 수원 롯데전에서 2회말 1점 홈런을 날렸으며 마해영은 문학 SK전에서 3회초 3점짜리 아치를 그리며 부진 탈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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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호 안타행진 어디까지 이어지나

SK 박경완은 4회 1점 홈런으로 시즌 8호를 기록해 홈런 4개로 공동 2위인 오리어리와 박한이(이상 삼성)를 크게 따돌리며 홈런 랭킹에서 독주체제를 갖췄다.

기아는 SK를 7-3으로 제치고 3연승을 달리며 중위권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초 돌풍을 일으켰던 롯데는 현대에 0-4로 패했다. 4연승 후 3연속 끝내기 역전패에 이은 2경기 연속 완봉패. 현대는 6연승으로 선두 질주. 현대 피어리는 시즌 세 번째 선발 등판에서 3승째를 거뒀고 8회 마운드에 오른 조용준도 6차례 등판에서 6세이브를 올렸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문학=김상수기자 ssoo@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아시아 신기록을 세운 소감은….

“일본에서도 오랫동안 깨지지 않았던 기록으로 알고 있다. 너무 기쁘다.”

―팬들을 위한 세리머니를 준비했는데….

“나름대로 준비했는데 어땠는지 모르겠다.” (박종호는 안타를 친 뒤 1루 관중석을 향해 ‘팬 사랑, 야구 사랑’이란 문구가 쓰인 언더셔츠를 드러내 보였다.)

―대기록의 원동력은….

“운동장에서 매 경기 최선을 다했다. 운도 많이 따랐다. 감독님을 비롯해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다.”

―오늘 자신감은 있었나.

“야간 경기 후 바로 낮 경기로 이어져 집중력이 떨어졌지만 LG 장문석 투수가 정면 승부를 해줬고 나도 초반에 적극 공략했다.”

―세계 기록 도전은….